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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 발끈하게 한 ‘맥스 선더’ 훈련은 무엇?

등록 2018-05-16 11:20수정 2018-05-16 14:47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F-22 8대 참가하는 훈련
F-22, 북한 레이더망 뚫고 핵·미사일 시설 타격 가능
북이 지적한 B-52 전략핵폭격기는 불참
미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한겨레> 자료사진
미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한겨레> 자료사진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함께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에 대한 공중선제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목적으로 대규모의 《2018 맥스 썬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있다.”

북한 언론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새벽 3시께 ‘조선중앙통신사 보도’, ‘조선중앙통신사,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을 벌려놓은 미국과 남조선을 규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두어시간 전인 같은 날 새벽 12시30분에는 이날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기로 했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맥스 선더’는 한·미 공군의 연합 비행훈련으로 두 나라가 작전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다. 한·미 공군은 매년 두 차례 연합 공중훈련을 한다. 상반기엔 ‘맥스 선더’ 훈련이며, 하반기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다. 올해 맥스 선더 훈련은 11일부터 25일까지다. 훈련에는 보통 F-16, F-15 등 전투기 100여대가 동원되고, 병력 1800여명이 참가한다. 통상 블루팀(Blue air)과 레드팀(Red air)로 나뉘어 가상 시나리오에 따라 공중전, 전술폭격 훈련을 수행한다. 공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7공군사령부가 주관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이번 훈련은 남조선 강점 미제 침략군과 남조선 공군의 주관하에 미군의 《B-52》전략핵폭격기와 《F-22랩터》스텔스전투기를 포함한 100여대의 각종 전투기들이 동원되여 25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면서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냥하여 벌어지고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 정세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도발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를 보면, 북한이 미국의 핵 전략자산 전개를 두고 비난을 하는 것으로 읽힌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반응에 대해 “핵 전략 자산 전개에 대한 반발이라고 봐야겠다”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와 교환할 수 있는 군사적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핵전략자산 전개 금지일텐데 그게 그대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대로 미 공군의 최강 스텔스 전투기 F-22가 8대 참가하는 것이다. 공군 관계자는 “맥스 선더 훈련에 F-22가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질런트 에이스의 경우는 지난해 12월 훈련 때 F-22 6대가 참가한 적이 있다. 당시 북한이 한 달 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시험발사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이에 대한 한·미연합 전력의 강력한 대응의지를 보여주자는 차원에서 F-22가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당시 F-22 6대가 한반도 상공에 떴을 때도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내고 강하게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이 성명을 인용해 훈련 시작 전날인 지난해 12월3일 “가뜩이나 긴장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핵전쟁 발발 국면에로 더욱 바싹 몰아가는 위험한 도발망동”이라며 “연합 공중훈련은 우리에 대한 공공연한 전면 도전으로서 순간에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는 뇌관으로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북한이 F-22의 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은 F-22가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성능 때문이다. 스텔스 기술이란 상대의 레이더, 적외선 탐지기, 음향탐지기를 비롯해 육안에 의한 탐지를 피해갈 수 있는 은폐 기술이다. 적 레이더망 뚫고 들어가 핵과 미사일 기지 등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눈에 쉽게 띄지 않기 때문에 더 두려운 존재일 수 있다. 적 핵심 지휘부를 정밀 타격해 제거하는 이른바 ‘참수작전’ 수행에 가장 적합한 기종으로 꼽힌다.

그러나 F-22는 스텔스 등 첨단 기술과 장비의 집합체이지만, 핵무기 운영 능력은 없는 전형적인 재래식 무기이다. 종종 국내 언론엔 ‘전략 자산’으로 소개되곤 하지만, 적의 전쟁수행 능력 자체를 파괴할 목적으로 운용되는 항공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전략 자산으로 분류하긴 어렵다. 국방부가 지난 3월 언론에 배포한 ‘미 전략자산의 개념과 범주’라는 제목의 참고자료를 보면, 전략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재래식 무기로는 “적대국에 압도적인 재래식 정밀타격 능력을 운용할 수 있는 핵추진 항공모함과 재래식 전략폭격기(B-1), 줌왈트급 구축함 등이 해당”한다고 돼 있다.

북한은 미군 전략폭격기 B-52의 이번 훈련 참가에 대해서도 강력 반발했다. 그러나 B-52의 훈련 참가는 F-22와 달리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한 군 당국자는 “원래 훈련 계획에는 B-52가 참여하는 것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B-52가 오면 괌에서 출격할 것으로 보이며 한반도에 착륙하지 않고 폭격 훈련만 한 뒤 괌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군 당국자는 “B-52의 훈련 참여는 계획에 없는 것으로 안다”고 엇갈리는 발언을 했다.

B-52가 이번 훈련에 참가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공군 관계자는 “맥스 선더는 주로 전투기 위주의 공중 훈련이어서 B-52 같은 전략폭격기는 잘 참여를 안한다”며 “B-52의 맥스 선더 훈련 참여는 내가 아는 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B-52를 경계하는 것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함께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미군의 대표적인 항공 핵전력이기 때문이다. 미국 과학자연맹(FAS)의 한스 크리스텐슨 등이 공저한 <미국의 핵전력, 2017년>을 보면, 미국은 2016년말 현재 B-52H 89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70대가 핵탄두를 장착한 공대지순항미사일(ALCM)을 20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번 맥스 선더 훈련에는 F-22 스텔스 전투기 외에도 11톤에 가까운 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F-15K 전투기도 참여한다. 한국 공군은 지난해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뒤 경고 차원에서 F-15K 전투기에서 사거리가 270km인 슬램이알(SLAM-ER)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맥스 선더 훈련에 대해 “훈련은 계획된대로 진행할 것이며, 이와 관련하여 한미간 이견은 없다”며 “맥스선더 훈련은 조종사 기량 향상을 위한 훈련으로, 작전계획 시행이나 공격훈련이 아니다. F-22는 지난해 (비절런트 에이스 훈련 시)에도 왔었고, 이를 포함하여 훈련에 참가하는 기종과 국가는 매년 변화되어 왔다”고 밝혔다. 노지원 김지은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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