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 선언 이행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분야별 회담 날짜, 6·15 공동행사, (개성 지역) 공동연락사무소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의견을 주고받았다. 서로 검토해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현재 크게 이견이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1일 오전 10시55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진행 중인 남북고위급회담 오전 전체회의가 55분 만에 끝난 사실을 알리면서 이렇게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오늘 회담이 논란 없이 무난하게 진행되리라는 예고이자, 회담 공동보도문에 담길 주요 합의사항이 무엇일지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월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만나 강력한 추동력을 불어넣은 덕분이다. 실제 북쪽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회담 머리발언 기회에 “북남 수뇌분들이 관계 개선을 위해서 조선반도 번영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이렇게 불철주야 헌신과 노고를 바쳐가고 계시는데 우리 실무진들이 거기에 따라서지 못하고 있다”며 “걸어서 안 되면 달려가고, 달려서 안 되면 종주먹을 부르쥐고 뛰나가서라도, 뛰나가는 모습을 보면 온겨레가 좋아하면 좋아했지 나빠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남관계는 빛속도(광속)라고 할까, 세계가 일찍이 알지 못하는 속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유했다.
남쪽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올해 들어) 날씨보다 더 많이 바뀐 게 남북관계”라며 “앞으로는 더 속도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리 위원장은 애초 5월16일 열기로 했으나 북쪽의 한-미 연합 맥스선더 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반김정은 언행’ 등을 문제 삼은 ‘연기’ 통보와 관련해서도 ‘5·26 통일각 남북정상회담’이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꿔놨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전진을 가로막은 나무등걸이 있었다. 북남고위급회담이 그대로 열리지 못하고 무기한 연장됐다가 북남 수뇌분들이 전격적으로 4차 수뇌상봉을 열으시고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았다면 올해 연말까지 또 내년까지 회담이 진행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이 약간 부족한가를 스스로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북남관계는 어떤 추동력을 가져야 하는가”라고 화두를 던지고는 “판문점 선언을 차질 없이 이행하자면 서로가 신뢰하고 배려하고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담은 타협의 예술”이라고도 했다. 리 위원장은 언론에 공개된 20분 가까운 남북 수석대표의 회담 머리발언 시간의 70% 남짓을 썼을 정도로 말을 많이 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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