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농구경기’ 방북단 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환담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6일 (평양에서) 만나 “잘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5일 오전 ‘남북통일농구경기’ 방북단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로 찾아와 조 장관을 포함한 정부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6일 폼페이오 장관과 만날 일정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50분간 이어진 환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지방 현지지도길에 계십니다, 먼길에. 그래서 오늘도 경기를 보시지 못할 것 같다”며, ‘남북통일농구경기’를 제안한 김 위원장이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경기를 직접 관람하지 못하는 사정을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경기 조직 관련된 전반적 흐름은 국무위원장께서 하나하나 잡아주셨다”며, “남쪽에서 방송원도 들여오게 하고 음악도 가져오게 하라” “(남쪽에서 방북단이) 100명 정도 들어오는데 고려호텔에 다 들어가게 숙식을 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 따위 세부 사항과 관련해서도 “일일이 가르침을 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3일 방북 직전 장내방송요원이 방북단에 추가된 게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김 부위원장은 “(남북 두 정상의) 이런 특별한 관심 속에 마련된 통일농구경기는 북남관계 역사에 특기할 좋은 일”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북남관계는 참으로 좋은 길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자신이 고려호텔로 찾아와 남쪽 ‘정부 대표단’과 회동하게 된 것은, “조명균 장관 등 남쪽에서 여러분들이 오셨는데 만나보는 게 좋지 않겠냐, 조 장관이 오랜 만에 평양에 오셨는데 하고 싶은 얘기도 간단하게 나누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김정은 위원장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조 장관과 비공개 회동에서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당국회담을 “좀더 빠르고 실용적으로 하자”거나 “합의된 내용들을 남측에서 좀 더 빠른 속도로 적극적으로 이행해, 남북의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들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등의 대화를 했다고 조 장관이 전했다.
조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 환담에서 "(아시안게임) 공동입장, 한반도기 문제 등에 있어서 남북이 같이 한 입장으로 잘 대처해나가자는 취지의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가을 통일농구경기, 북쪽 예술단의 서울 공연 등의 예정된 일정과 관련해 “서로 협의해서 차질 없이 준비하자”고 양쪽이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에서 “새로 합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평양/공동취재단,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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