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함경북도 어랑천발전소 건설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한 <노동신문> 17일치 1면. <노동신문>은 평소의 두배인 12면으로 증면해 9개면에 걸쳐 김 위원장의 함북 지역 경제현장 8곳 현지지도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랑천발전소 건설장 등 함경북도의 경제 현장 8곳을 현지지도한 사실을 <노동신문>이 17일치에 9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신도·신의주에서 량강도 삼지연군을 거쳐 함북까지, 북-중 접경지역을 포함한 북부지역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며 3주 가까이 ‘경제 시찰’을 이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4월20일)와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5월18일)의 결정을 구체적 정책화하며 ‘경제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앞서 <노동신문>은 6월30일치부터 사흘에 걸쳐 김 위원장의 평북 신도·신의주, 7월10일치엔 삼지연군의 경제현장 지도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17일치를 평소(6개면)의 두배인 12개면으로 발행했다.
김 위원장은 함북 경제현장에서도 신의주·삼지연군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제 현장별로 “말이 안 나온다”(어랑천발전소 건설장)거나 “정말 너절하다”(온포휴양소)”며 격하게 질책하는 한편으로 칭찬을 배합했다. 특히 지지부진한 어랑천발전소 건설 사업과 관련해 “지금처럼 내각에 맡겨놓아서는 대가 바뀌어도 결말을 보지 못할 것 같다”며, 사업 주체를 내각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로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함북 경성군 중평리에 “당중앙군사위원회 결정으로 이동 배치하게 되는 비행련대구획”에 “대규모 남새(채소)온실농장” 건설 계획을 밝히고 구체적 지시를 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청진가방공장 지도 땐 “도당위원회가 당의 방침을 접수하고 집행하는 태도가 매우 틀려먹었다”며, 공장 건설 당시 도당위원장과 당중앙위 해당 부서를 엄중 문책·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반면, 경성군 공군기지 터에 ‘남새온실농장’ 건설 계획을 밝히고는 “오늘 정말 기분이 좋다, 이렇게 인민을 위한 보람 있는 일을 하나하나 찾아할 때가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사업장별로 구체적 목표 시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1981년 김일성 주석의 교시(건설 지시) 이후 30년 넘게 완공되지 못한 어랑천발전소와 2011년 착공 뒤 7년째 내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염분진호텔을 내년 10월10일(당창건 기념일)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했다. 온포휴양소에는 인민군을 투입해 2019년까지 “인민들의 편의와 높아가는 문화정서적 요구가 최상의 수준에서 구현된 휴양지”로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밤낮 사상투쟁의 방법으로 총화하겠다는 소리나 하고”라며 당중앙위 경제부와 조직지도부 해당 지도과의 ‘사업 작풍’을 문제 삼아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군 건설장 현지지도 때도 “속도 일면에만 치우치지 말라”며, 기존의 ‘속도전’식 사업 방칙과 다른 주문을 한 바 있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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