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민화협 사무실에서 방북 결과 보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남과 북이 일제에 강제징용됐던 조선인들의 유골송환을 위해 남북공동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희생자들의 유골송환에 함께 나서기로 했습니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22일 서울 마포구 민화협 사무실에서 지난 16~19일 방북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밝혔다.
김 의장은 “지난 18일 오후 북한 만수대의사당을 방문해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남북공동추진위원회 결성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남북은 이 사업의 명칭을 ‘조선의 혼, 아리랑의 귀향' 운동으로 정하고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모색하는 민간운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추진위원장은 남쪽에서 김 의장이, 북쪽에서는 양철식 민화협 부위원장이 맡는다. 추진위는 남북 각각 3명씩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민화협은 약 2200구의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이 일본의 사찰 등에 안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의장은 “9월에는 북측 민화협 분들을 서울로 초청할 계획”이라면서 “남북 민화협 창립 20돌을 기념해 11월이 되기 전에 금강산에서 상봉 행사를 여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방북 기간 만난 리택건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우리가 남측에 가면 북한 바로 알기 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 의장은 “일본 각지에 흩어진 유골을 동시에 모셔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민간에서 모금과 재능기부 등으로 기금을 조성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강제징용 희생자 유령비 조사를 후원해준 일본 시민단체과 종교인, 유명 예술인들이 이번 유골송환에도 참여해서 재능기부하기로 약속했고, 민단과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모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남쪽 민화협의 방북은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 이래 7년만으로, 방북에 앞서 김 의장은 유골 송환사업에 더해 ‘남북 민화협 공동 연락사무소 설치’ ‘남북 평화통일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아태평화센터' 건립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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