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정권 수립 70돌을 기념하는 열병식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의 특사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치켜들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시진핑 주석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북한 정권 수립 70돌을 계기로 북-중 우호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과 밀착해, 올해 들어 본격화한 북-미 대화 국면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 중인 리 위원장은 이날 김 위원장을 만나 북-중 관계의 발전을 강조하는 시 주석의 친서를 건넸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북-중 관계를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가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며 “올해 들어 김정은 위원장과 세 차례 회담을 통해 북-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북-중 관계를 강화하고 양쪽이 공동인식을 잘 실천하며 북-중 관계를 더욱 빨리 발전시키길 원한다”라고도 말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축전을 보내 “중·조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는 친선적인 인방(이웃나라)”이라며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이 친히 마련하고 정성껏 키워온 쌍방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국 권력서열 3위인 리 위원장은 이날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 구실론’을 강조했다. 그는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의 공동인식을 실행하고 평화와 대화의 좋은 추세를 지키길 바란다”며 “중국은 유관국들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중국 배제론을 경계했다. 리 위원장은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 주석단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북한 정권 수립 70돌 기념 열병식을 참관하며 두 나라 간의 우의를 다졌다. 리 위원장의 방북에는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이 수행했다.
북한은 전날 리잔수 위원장을 맞기 위해 순안공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최룡해 당 부위원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 고위 인사를 내보내는 등 크게 환대했다.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8일 평양을 방문한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영접했다고 <조선중앙티브이>가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앞서 6일에는 중국 권력 4위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이 베이징 북한대사관을 찾아 북한 정권 수립 70돌 환영행사에 참여했다. 주중 북한대사관이 생긴 이래 최고위급 중국 인사 방문이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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