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 앞에 남쪽에서 가져온 대통령 전용 방탄차량이 놓여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2박3일의 평양 정상회담 기간 묵게 될 ‘백화원 영빈관’은 북한이 국가 정상급 귀빈의 숙소로 자주 사용해온 곳이다. 18일 오전 9시50분께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환영 행사를 마친 뒤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한다. 백화원 영빈관에서 짐을 푼 문 대통령은 이후 3일 동안 한반도 평화를 꽃 피울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까지는 30분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희천 고속도로를 타고 23㎞가량 남동 쪽으로 달리다 보면 대동강 북쪽에 있는 백화원 영빈관이 나온다. 1983년 평양시 임흥동에 연건평 3만3천㎡(1만평) 규모로 지어진 이곳에는 100여종의 꽃이 핀다고 하여 ‘백화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김일성 주석의 주검이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과는 차로 8분 거리다. 분수가 여럿 설치된 인공호수를 바라보는 3층짜리 건물 3개 동이 연결된 구조로 지어졌으며 총 90여명이 수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뒤는 숲이, 앞에는 대동강이 흐른다.
앞선 두 차례 평양 정상회담은 모두 이곳에서 열렸다. 2000년 6월, 첫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이곳에 머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도 이곳을 숙소로 삼는 동시에 김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의 장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백화원 영빈관은 다른 국가 정상들의 숙소로도 자주 사용됐다. 이곳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사상 첫 북일 정상회담을 한 장소이기도 하다. 1994년 6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2001년 9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1989년 4월 자오쯔양 중국 당 총서기 등이 모두 백화원 영빈관에 머물렀다. 지난 7월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수행단 역시 백화원 영빈관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10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2002년 4월 임동원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 2002년 5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 등이 이곳에 머물렀다.
지난 3월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 특사단은 백화원 영빈관이 아닌 고방산 초대소에 머물렀다. 고방산 초대소는 평양 대동강변에 위치한 고급 휴양시설로 2013년 1월 북한을 방문한 에릭 슈밋 구글 회장 일행과 지난해 10월 방북했던 <뉴욕타임스> 기자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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