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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저는 → 나는’ 판문점선언 때와 달라진 김정은 호칭, 왜?

등록 2018-09-19 16:34수정 2018-09-20 07:45

김 위원장, 4월과 달리 주어 “나는” 사용
“이미지 개선 위한 전략적 판단 가능성”
북 매체 ‘육성 방송’ 염두에 뒀을 수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9월 평양 공동선언문’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9월 평양 공동선언문’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월 ‘판문점 선언’ 발표 당시 기자회견에서 ‘저는’이라며 자신을 낮췄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선언’에서는 ‘나는’으로 스스로에 대한 호칭을 바꿨다.

지난 4월27일 ‘판문점 선언’ 당시 김 위원장은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이라는 문구를 3차례 반복하며 자신을 낮췄다. “나는 오늘 판문점 분리선을 넘어 여기에 왔습니다“ 등 자신을 홀로 언급할 때는 “나는”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꼬박꼬박 “저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19일 ‘9월 선언’에서는 달라졌다. 김 위원장은 “나와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내가”,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등 문 대통령과 함께 자신을 언급할 때도 자신을 “나”로 표현했다.

김정은 위원장 ‘판문점 선언’ 발표문 중 (4월27일)

○ 오늘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 분열의 비극과 통일의 열망이 응결되어있는 이곳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책임감과 사명감을 안고 첫 회담을 가졌습니다.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의 상봉을 간절히 바라고 열렬히 지지 성원하여준 북과 남 온겨레의 소망과 기대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북남 인민들이 절실히 바라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의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하였습니다.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 방금 오늘 회담에서 합의된 의제들과 그 구체적 조치들을 반영한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채택하고 서명하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9월 선언’ 발표문 중 (9월19일)

○ 친애하는 여러분, 북과 남 해외 동포 형제 자매들, 판문점 선언의 풍성한 수확을 안고 평양에서 세 번째로 만난 나와 문재인 대통령은 방금 역사적인 9월 평양 공동 선언에 서명하였습니다.
○ 이번에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쁜 마음으로 북과 남이 함께 이룩한 관계 개선의 소중한 결실들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 오늘 문재인 대통령과 내가 함께 서명한 '9월 평양 공동 선언'에는 이 모든 소중한 합의와 약속들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판문점 선언’과 같은 정상 간의 발표에서 자신을 낮추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펴낸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가 정상이 발표할 때는 ‘나’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상이다. 다만 ‘판문점 선언’ 당시는 남북 긴장 국면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었고 우리나라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저’라는 표현을 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신뢰가 쌓였다고 보고 호칭 문제를 바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4월에 ‘저’라고 표현한 데에는 북한의 전략적인 판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국가 정상의 발표에서 호칭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실수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9월 선언’을 발표하는 두 정상의 발언 영상을 북한 내에서 보도하기 위해서 “저”라는 호칭을 바꿨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표현을 사용하는 모습을 그대로 방송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였지만, 두 정상의 육성을 방송으로 내보내지는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일정 등을 보통 하루 지난 뒤부터 보도해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두 정상의 만남도 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오전부터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19일 있었던 ‘9월 선언’과 관련한 보도는 20일부터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환봉 기자·평양공동취재단 bonge@hani.co.kr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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