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의원.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총리 답변 들어보니 ‘친북좌파’ 정부 아니네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모르는 게 병이다. 이제 (남쪽 시민들도) 북한 노동신문, 조선중앙티브이 정도는 자유롭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검토해야 한다. (다만) 여러 고려사항이 있을 것 같다”면서 다소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놓자 하 의원은 “총리의 답변을 들으니 ‘친북 좌파’ 정부가 아니네요”라며 “조선중앙티브이를 자유롭게 보자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보수적으로 답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하 의원은 남쪽 사람들이 북한의 변화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의원도 그렇고 국민들은 변화된 남북관계에 준비가 안 돼 있어 (북한에 대해) 알아야 한다”, “북한이 변하는 걸 모르니 걱정만 한다”, “모르는 게 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쪽은 (시민들이) 우리 정보를 보는 것을 거부한다. 그런데 우리가 북한과 똑같을 수 없다”며 “북쪽이 금지한다고 똑같이 제재(금지) 하는 게 아니라 풀어주고 ‘우린 조선중앙티브이를 (시민들에게) 개방했으니 북한도 케이비에스(한국방송) 정도는 허용하라고 하는 게 통큰 남북 정치 아니냐”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북한 국영 텔레비전 방송, <노동신문>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로써 각각 북한 당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기사, 정세 해설, 논평 등을 보도하는 대표적 매체다.
하 의원은 총리와 외교·통일 장관에게 질문을 하기에 앞서 머리발언에서 “한반도 비핵 평화의 긴 여정에 있어서 우리 국회도 밥값을 하자”며 남북 국회회담을 촉구했다.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화의 상대인 북한을 잘 알아야 하고, 만나서 대화해야 설득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남북이 국회회담을 통해) ‘북한이 정상국가가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국가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 같은데 더 분발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의 국회 연설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도 남쪽에 와서 연설하고 제1야당 대표도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하게 해달라고 할 수 있다”며 “한국이 앉아서 계속 반대만 하면 <노동신문>에서 ‘속 좁다’고 하는데 변명의 여지가 없다. 새 시대 보수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남쪽 시민들은 물론 “통일부 장관조차도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질타했다. 하 의원은 이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 곡물 생산량, 농가책임제 등 경제 변화상에 대해 조목조목 물은 뒤 ‘평양의 강남’으로 불리는 여명거리에 몇 가구가 거주하는지 물었다. 조 장관이 이 물음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국정원이 공유해주지 않더라도) 자체 예산으로 그 정도는 파악하고 계셔야지, 통일부가 북한을 너무 모른다”고 비판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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