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인 10월4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내외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평양식물원에서 한라산 백록담 흙과 백두산 천지 흙을 나무(반송)에 뿌리며 식수하고 있다. 청와대 남북정상회담 누리집 갈무리
6일 오전 평양시 대성구역 중앙식물원 정문에서 150m 안쪽에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그 주위를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심은 나무다. “하나된 민족의 염원을 담아/2007.10.2~4 평양 방문 기념/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 표석에 적혀 있다.
‘10·4 정상선언 11돌 기념 민족통일대회’ 참석하려고 평양에 온 남쪽 대표단 160명이 이날 중앙식물원을 방문한 계기에 소나무를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가 소나무 주위에 흙과 물을 흩뿌린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인연을 맺은 곳에서 가져온 흙과 물이다. 봉화산, 화포천, 봉하 들판, 대통령의 집, 마옥당(노 전 대통령이 고시 공부를 한 곳), 생가 등 6곳에서 채취해왔다.
건호씨는 ‘합수·합토 기념행사’를 마친 뒤 “무엇보다 정말 이렇게 소나무를 잘 관리해주시고 뜻을 잘 (유지)해주신 북쪽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우리가 이렇게 같이 실천하고, 또 실천하고, 그렇게 해서 서로 실천을 해나갈 때 앞으로 계속해서 신뢰가 쌓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한 민관 합동 대표단 160명의 남쪽 귀환 시간이 늦춰졌다. 남쪽 대표단은 애초 정부 수송기 2대를 이용해 이날 오전 중 일정을 마치고 평양을 떠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콩레이 상륙에 따른 기상 악화로 수송기가 남쪽에서 뜨지 못해 대표단의 평양 출발 시각이 일단 오후 7시20분으로 늦춰졌다. 대표단은 태풍 탓에 늘어난 평양 체류 시간에 중앙동물원과 자연사박물관을 추가 참관한다.
평양 공동취재단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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