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일 방북한 쿠바의 국가수반인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을 맞아 하루종일 일정을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공항으로 영접을 나간 데 이어 무개차 행진, 회담, 공연 관람, 환영 연회 등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모두 직접 소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9월18~20일 방북 계기 정상회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10월7일 4차 방북 때 김정은 위원장의 ‘극진한 대접’을 연상시킨다. 중대 외교 일정을 전면에 나서 극진한 예우로 직접 소화하는 ‘김정은 스타일’이 다시 발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보면, 김 위원장은 4일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디아스카넬 의장 부부를 맞았다. 김 위원장은 평양 여명거리 입구에서 디아스카넬 의장의 차로 옮겨 타 백화원영빈관까지 무개차 행진을 했다. <노동신문>은 “3년 만의 감격적인 상봉”이라고 평했다. 디아스카넬 의장은 북-쿠바 수교 50돌인 2015년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 자격으로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김 위원장과 디아스카넬 의장은 백화원영빈관에서 단독회담을 했는데,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중대한 문제들과 국제정세에 대한 의견들이 진지하게 교환됐으며 모든 문제들에서 견해를 같이 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미국과 관계에서 우여곡절을 겪어온 두 나라 정상은 “전략적·동지적 친선협조관계를 확대·강화해나갈 확고부동한 입장과 의지를 천명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관현악단·모란봉전자악단 등 북쪽의 “중요예술단체들의 합동공연”에 리설주 여사와 동행해 디아스카넬 의장 부부와 함께 관람했다. 이어 환영 연회 연설에서는 “이번 상봉이 두 나라 친선관계를 영원히 계승해나가려는 의지를 과시하는 분수령”이라고 자평했다.
평소보다 2개면 늘려 8개면으로 발행된 이날치 <노동신문>은 1~5면을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 방북 관련 소식으로 채웠다.
앞서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2박3일 방북 기간에 백두산 천지에 동행하는 등 잠자리와 아침 식사 두끼 정도를 빼고는 거의 모든 일정을 함께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도,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체류 7시간 중 순안공항과 백화원영빈관 사이 이동 시간을 뺀 5시간30분을 함께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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