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남북 철도공동조사 30일 시작…한반도종단철도 꿈 첫발

등록 2018-11-28 15:30수정 2018-11-28 20:43

통일부, 경의선→동해선 순 공동조사 남북 합의 발표
북-미 신경전 속 ‘남북관계 역진 없다’ 메시지
문 대통령 제안 ‘동북아철도공동체’ 첫걸음 의미도
동해선 철도남북출입사무소가 있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사천리 제진역 남쪽 철도 중단점. 뒤로 금강산 방향 풍경이 보인다. 고성/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동해선 철도남북출입사무소가 있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사천리 제진역 남쪽 철도 중단점. 뒤로 금강산 방향 풍경이 보인다. 고성/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남북 철도 연결·현대화 사업을 위한 공동조사 사업이 30일 시작된다. 한반도를 종단하는 경의·동해선 철도 연결·현대화를 통해 혈맥을 온전히 잇는 사업이 마침내 첫발을 떼는 셈이다. 한국으로선 문재인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제안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비전의 현실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비핵화-관계정상화를 둘러싼 북-미의 신경전으로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에서 남북이 핵심 협력사업 진행에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역진은 없다’는 메시지 발신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28일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을 30일부터 진행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는 경의선→동해선 순으로 18일 동안 진행된다. 남북이 공동조사할 북쪽 철도 구간은 모두 2600km에 이른다(경의선 412km, 동해선 781km 외에 신의주-평양-원산 이동). 우선 30일 이른 아침 남쪽 기관차가 객화차 6량을 끌고 서울역을 출발해 도라산역과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북쪽 첫 역인 판문역으로 간다. 판문역에서 북쪽 기관차로 바꾸고 남쪽 객화차 6량에 북쪽 객화차 3량을 이어 붙인 뒤 신의주까지 열차를 운행하며 철로 상황 등을 공동조사한다. 경의선 구간 조사를 끝마치면, 공동조사용 열차를 다시 평양역으로 보내 원산까지 이동한 뒤 동해선 구간 조사에 나선다.

정부는 남북 철도·현대화 사업의 비중을 고려해 경의선 철도 공동조사 착수에 앞서 남쪽 최북단 철도역인 도라산역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국토교통위·경협특위 위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환송 행사’를 치른다.

남쪽 열차가 북쪽 최북단인 신의주까지 달리는 건, 1945년 9월11일 남북 철도 분단 이후 두번째다. 앞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경의선 철도를 이용해 남북 공동응원단을 보내기로 한 10·4 정상선언 합의에 따라 2007년 12월12~18일 남쪽 열차로 서울역에서 신의주까지 시험운행을 한 게 유일한 사례다(이명박 정부 출범 뒤 남북관계 악화로 공동응원단 열차 파견은 실행되지 못했다). 동해선 철도 북쪽 구간은 동해선 공동조사를 위한 열차 운행이 분단 이후 최초 사례가 된다.

애초 남북은 8월23일부터 철도 공동조사를 실행하려 했지만, 정전협정상 군사분계선 통과 승인권을 지닌 유엔사령부의 ’딴지 걸기’로 무산됐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금년 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고 합의해, 한반도 철도 연결·현대화 사업 강행 의지를 안팎에 밝혔다.

이번 철도 공동조사 시작은 남북 철도 협력뿐만 아니라 비핵화와 북-미 관계, 대북 제재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전반에 다양한 함의를 지니고 있다. 우선 남북 인프라 연결 대장정의 첫발을 뗀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4·27 판문점선언에서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현대화에 합의했고, ’9월 평양선언’에선 연내 착공식을 다짐했다. 둘째, 비핵화-관계정상화를 둘러싼 북-미의 신경전으로 한반도 정세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선언 핵심 합의사항을 이행해 정세 안정과 진전의 밑돌을 놓았다는 의미가 있다. 셋째, 미국이 대북 제재 지속·강화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와중에도 중요 남북협력사업에 대한 유엔의 ‘제재 면제’를 이끌어냄으로써, 제재 완화의 선례를 현실화했다는 의미도 크다. 넷째, 동북아철도공동체 비전의 현실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한국은 지난 6월7일 북한의 찬성표를 처음으로 얻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에 가입함으로써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포함해 28만km에 이르는 대륙철도 국제노선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은 “북-미의 신경전에 따른 정세 교착과 대북 제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원칙적 태도에도 철도 공동조사를 성사시켰다는 건 의미가 크다”며 “동북아철도공동체의 첫걸음을 뗐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공동조사를 해봐야 남북 철도 현대화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판단할 수 있다“며 “우선은 철도 연결에 의미를 두고 중장기적으로는 남북관계 발전의 현실과 형편에 맞게 진전시켜나가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