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는 지난해 12월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했다. 12월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가 매년 12월 실시해온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올해는 하지 않기로 합의한 가운데 공군이 3~7일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진행한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5K 등이 참가하지만, 전체적인 규모는 예년보다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공군은 이번 훈련을 통해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조종사의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모든 전투비행단에서 F-15K 등 배치된 전력이 참가하지만, 동일한 훈련을 기준으로 볼 때 예년보다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급 이하 소규모 단위에서 한-미 연합훈련도 병행한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공군 조종사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대대급 이하에선 소규모 연합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라며 “소규모인 만큼 스텔스 전투기나 전략폭격기 같은 미국의 전략자산은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 10월31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제50차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준비태세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훈련은 지속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2월 닷새 동안 진행됐던 비질런트 에이스 때는 한-미 공군 항공기 270여대가 투입됐다. 당시 미국은 스텔스 전투기 F-22 6대, F-35A 6대, F-35B 12대를 비롯해 괌에 배치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같은 전략무기를 대거 투입했다. 북한이 “핵전쟁 국면으로 몰아가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미는 독수리훈련 등 내년도 연합훈련 규모도 축소하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최근 “독수리훈련은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도록 조금 재정비되고 있다”며 “범위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일 대외선전 매체 <메아리>를 통해 독수리훈련을 거론하며 ‘크든 작든' 어떤 형태의 한-미 연합훈련도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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