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이 지난 9월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나와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과 답변 내용을 상의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와 관련한 남북의 논의는 “일단락되는 상황이 아니라 계속 진행형”이라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말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8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9월 평양공동선언에 들어가 있고 문재인 대통령한테 (김 위원장이) 구두로 얘기한 서울 방문 약속은 반드시 이행한다는 입장을 북한이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북쪽이 김 위원장의 답방 이행 시기와 관련해 “‘가까운 시일 안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연내’로 아직까지 얘기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청와대 쪽의 발표와 달리, ‘연내 답방’을 포함한 김 위원장의 ‘조기 서울 답방’이 완전히 물건너간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 고위관계자는 내년 1월1일 발표될 김 위원장의 ‘신년사’ 방향과 관련해 “(미국과) 계속 비핵화 협상을 해나가고 남북관계도 지금처럼 유지해나가는 방향으로 신년사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쪽이 그렇게 하려고 하니 미국과 남한, 국제사회가 이런 노력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해달라는 메시지도 담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고위관계자는 26일 열릴 남북 철도·도로 연결·현대화 착공식에 “남북의 정상이 참석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8일 오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2~3월까지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느냐가 2020년까지 한반도 정세의 진행 방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미 양쪽에 적극적 협상을 촉구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내년 2~3월, 미국에서 새 의회가 출범해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하는) 본격 활동에 나서기 전에 북-미가 서로한테 요구하는 구체적 내용을 밝히고 타임테이블을 논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으면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 고위관계자는 “북-미가 여전히 입장차가 크고 신뢰가 부족하지만 연구와 심사숙고를 많이 해 (전보다 서로를) 더 이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입장차를) 조금씩 좁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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