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회담’은 “형식 면에서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회담)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21일(현지시각) 미국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콘퍼런스콜’(전화회견)에서 “두 정상의 단독회담, 식사, 확대회담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담의) 정확한 포맷(형식)과 관련한 세부사항이 곧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가 적시한 3가지(단독·확대 회담, 식사)는 정상회담의 고갱이이자 최소 구성 요소다. 다른 중요한 일정이 더 있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은 ‘12초 악수→단독 정상회담(36분)→확대 정상회담(100분)→업무 오찬(50분)→1분 산책→공동성명 서명식(6분)→트럼프 대통령 단독 기자회견(1시간5분)’으로 이어지는 일정으로 전개됐다. 70년 적대 끝에 북-미 정상이 처음 만났다는 역사적 의미에 힘입어 ‘12초 악수’ ‘1분 산책’ ‘공동성명 서명식’ 장면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세계 언론을 도배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만나 3시간 넘게 자리를 함께하며 신뢰의 기반을 다졌다.
하노이 회담은 싱가포르 회담 때보다 일정이 풍성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회담의 주요 일정은 28일에 배치되리라 예상된다. 몇가지 주목 대상이 있다. 첫째, 이틀로 예고된 회담의 첫날인 27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형식으로든 얼굴을 마주할 일정이 마련되느냐다. 싱가포르에선 두 정상이 회담 전날인 6월11일 각자 일정을 소화했다. 둘째, 회담 뒤 회견이 싱가포르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 단독으로 진행될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처럼 합의사항 발표에 두 정상이 함께 나설지다. 셋째, ‘리설주-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퍼스트레이디 외교, 두 정상의 혈육이자 핵심 측근인 ‘김여정-이방카 트럼프’의 만남 현실화 여부다. 넷째, ‘12초 악수’와 ‘1분 산책’을 뛰어넘을 대형 이벤트로 무엇이 준비되고 있는지도 관심사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