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국 방문 출발 소식에 접하고 끝없는 격정에 넘쳐 있다“며 평양 시민들이 <노동신문>을 읽고 있는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노동신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하노이행을 “애국헌신 대장정”이라 묘사하며 대대적인 내부 ‘선전전’에 나섰다.
<노동신문>은 25일치 전체 6개 면 가운데 4개 면(1·2·3·5면)을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베트남 ‘공식친선방문’에 나선 김 위원장의 ‘열차 대장정’을 띄우는 데 썼다. 특히 박태성 당 중앙위 부위원장 ‘기고’를 필두로 내각부총리(농업상)·석탄공업상·국가과학원장·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위원장 등 권력 핵심 인사들의 ‘충정의 결의문’을 실었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의 ‘차분한’ 분위기와 확연히 다른데다, 고위층 연쇄 기고는 북쪽에서도 자주 쓰지 않는 ‘선전 방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담판을 앞둔 김 위원장의 행보에 한껏 힘을 실어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설 만한 ‘내부 수요’가 있다는 방증이다.
초점은 두가지다. 첫째, ‘김정은 띄우기’다. 박태성 부위원장은 1면에 실린 기고문에서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 소식에 “온 나라는 크나큰 격정에 휩싸여 있다”며 “애국애민의 대장정” “력사적인 사변”이라 묘사했다. 당 중앙위 “교육, 과학” 담당 부위원장인 그는 지난해 5월 ‘친선관람단’ 단장 자격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 개혁·개방의 경험”을 학습하러 왔다고 밝힌 인물이다.
둘째, “경제 집중” 전략노선의 성과를 독려하는 결의 다지기다. “더 높은 석탄고지 점령”을 다짐한 석탄공업상 문명학, “온 나라에 알곡 증산의 승전고”를 울리겠다는 내각부총리 겸 농업상 고인호, “당과 인민이 바라는 절실한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연구 활동”을 다짐한 국가과학원장 장철의 ‘결의문’이 그렇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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