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오른쪽 둘째),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맨 오른쪽)의 북-미 실무협상 경과를 보고받고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맨 왼쪽), 최선희 외무성 부상(사진 가운데)도 참석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남(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시여 제2차 조미수뇌(정상)회담 실무대표단의 사업 정형(경과)를 보고받으시였다”고 <노동신문>이 27일치 2면에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2차 조미수뇌회담의 성공적 보장을 위해 조미 두 나라가 현지에 파견한 실무대표단 사이의 접촉 정형을 구체적으로 청취하시였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보고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첫 공식 대외 일정으로 26일 오후 5시 하노이 북한대사관을 찾기 전에 이뤄졌으리라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도착 직후 사실상 첫 일정을 ‘북-미 의제 협상 보고 청취와 추가 지시’로 잡은 건, 그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노동신문>은 하노이 북-미 실무협상을 “2차 조미수뇌회담의 성공적 보장을 위해”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번째 만남을 앞두고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내놓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고, 1월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뤄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때도 “조미 지도자들의 2차 회담이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는 성과를 얻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신문>에 실린 보고 장면 사진을 보면, 20일 하노이에 먼저 와 미국 쪽과 실무협상을 벌인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외에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함께했다. 지난해부터 대미협상을 이끌어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사진에 등장하지 않는다. 김 부위원장의 이례적인 ‘부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쪽 상대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따로 만나느라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김혁철 대표는 21~25일 닷새 내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19시간 안팎에 걸쳐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 협상을 벌였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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