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4월1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를 열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자립적 민족경제”와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제재’만을 강조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1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하 <중통>)이 보도했다.
<중통>은 이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전원회의에 관한 보도’에서 바로 전날 있었던 당 중앙위 7기 4차 전원회의 결과와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이 “국제적환경과 날로 첨예화되여가는 현정세의 특수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수뇌회담의 기본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해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김 위원장은 “우리 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수 있다고 혈안이 되여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말한 “심각한 타격”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중통> 보도에 나와 있지 않다. 다만 김 위원장이 “자립적 민족경제”,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이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오판”이라고 지적한 점을 볼 때 북한이 당장은 제재에 무릎을 꿇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풀이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기자들을 만나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는 그동안 북한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내용으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2018년 4월20일 7기 3차 전원회의 결정을 지속, 유지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10일 열린 전원회의에서는 11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회의에 제출한 국가지도기관구성안과 조직 문제 등도 논의됐다고 <중통>은 밝혔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