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사진. 두 정상 부부는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했다.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사진. 5·1경기장에서 두 정상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북한은 집권 뒤 처음으로 평양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환대했다. 20∼21일 평양에서 있은 1박2일 방북은 사실상 시 주석을 위한 ‘맞춤형’ 행사로 가득 채워졌다.
특별한 의전은 시 주석의 방북 첫날인 20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에서 가장 돋보였다. 6월 초부터 대중에 선보이기 시작한 올해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의 제목은 ‘인민의 나라’이지만, 북한 당국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환영하기 위해 ‘불패의 사회주의’라는 이름을 붙여 기존 공연을 재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공연에는 10만명 정도가 동원된다고 알려졌다.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 포스터.
시 주석을 위한 ‘불패의 사회주의’ 공연의 면면에는 북-중 수교 70돌을 축하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2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불패의 사회주의’ 공연에서 ‘조중친선은 영원하리라’라는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두 나라 국기 게양으로 막이 올랐다고 했다. 공연에 참가한 예술단체들은 무대에서 ‘공산당이 없으면 새 중국도 없다’, ‘조국을 노래하네’, ‘나는 그대 중국을 사랑하네’, ‘새 세계’, ‘붉은기 펄펄’ 등 중국 노래를 선보였다. 또 <조선중앙방송>이 21일 공개한 공연 영상에는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모습이 대형 스크린으로 비춰졌다. 시중쉰 전 부총리는 1983년 6월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베이징역에서 영접하고 숙소로 안내한 바 있다. 예술인들은 북-중이 함께한 역사와 우호 관계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공연을 꾸미기도 했다.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온라인에 공개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사진에는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카드섹션에서 “시진핑 할아버지 만나서 반갑습니다”, “조중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불패의 친선단결 만세”, “영원히 잊지 못할 중국인민지원군 열사의 용감한 희생”, “선혈이 응고돼 이뤄진 전우의 정”, “위대한 새 역사, 눈부신 새 시대, 조중우의의 전면 부흥” 등 메시지가 담긴 카드가 5·1경기장을 가득 메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수만장의 카드로 시 주석의 얼굴을 그려내기도 했다. <중통>은 이를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두터운 동지적 신뢰와 우의의 정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화폭”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 현장. 카드섹션에 “시진핑 할아버지,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 현장.
시 주석 방북 첫날 치러진 환영연회장 장식도 특별했다. 중국 <시시티브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환영”, “우의”라는 글자가 새겨진 빨간색 중국 장식등이 연회장 천장에 달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북한이 시 주석의 숙소로 여태까지 북한 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바 없는 ‘금수산영빈관’이라는 곳을 제공한 대목도 특별한 의전 가운데 하나다. 일부 전문가는 이곳이 “5월에 완공된 곳”(정창현 현대사연구소 소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금수산영빈관이 북한의 대표적인 외빈 숙소로 1983년 평양 대성구역에 지어진 백화원영빈관과 다른 곳이라면 시 주석이 이 곳의 첫 손님이 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를 배경으로 당 정치국 성원들과 함께 외국 정상과 별도의 기념촬영을 한 사실도 전례가 없는 특별 의전이다. 당대당 외교를 강조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마지막 일정은 애초 중국 정부가 밝힌대로 평양 시내에 있는 북-중 우의탑 참배일 가능성이 높다. 우의탑은 평양 모란봉 기슭에 있는 기념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을 기리기 위해 1959년 지어졌고 최근 보수공사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6월20일 시진핑 주석이 평양순안국제공항에서 화동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중국 CCTV 영상 갈무리.
2019년 6월20일 시진핑 주석이 꽃다발을 받고 있다. 중국 CCTV 영상 갈무리.
시 주석은 방북 기간 동안 다니는 곳마다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공항 도착때부터 숙소에 들어가기까지 보도된 것만 5차례 이상이다. 환영행사도 이례적으로 여러번 치렀다. 시 주석이 도착하자마자 이뤄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의 영접행사부터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도 별도의 환영식이 열렸다. 시 주석이 21일 중국으로 돌아갈 때도 공항에서 별도의 환송식이 있을 전망이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