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연합훈련 끝나면 시작한다던 ‘북미 실무협상’ 언제 열릴까?

등록 2019-08-30 19:14수정 2019-08-30 19:18

북-미 실무협상 총정리
협상 재개, ‘북한 결정’에 달렸다
김명길 중심 실무협상단 꾸려진듯
재개 시점, 9월말 유엔총회에 ‘눈길’
협상 성공, ‘비핵화 개념’ 합의에 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쪽 지역에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쪽 지역에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 8월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하며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 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서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고 소개했다.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은 지난 20일 마무리됐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북-미 실무협상 재개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북-미 사이의 비핵화 협상은 도대체 언제쯤 시작될까.

■ 실무협상 재개, ‘북한 결정’에 달렸다

6월30일 판문점에서 전격적인 북-미 정상의 회동이 이뤄진 뒤 30일로 꼬박 두 달이 됐다. 이 시점에 정부 안팎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전적으로 북한이 어떻게 반응을 해오는지에 따라 달려있다고 전해진다. 20∼23일 방한했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21일 “북한의 카운터파트(상대역)한테 연락이 오는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사실상 북한에 북-미 실무협상을 빨리 재개하자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실제 미국은 뉴욕 현지에서 가동되고 있는 연락 채널을 통해 북한과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뉴욕채널이 가동된다는 말은 북한이든 미국이든 서로 원하기만 하면 연락할 수 있는 채널 자체가 열려있다는 뜻이다. 비건 대표는 최근 서울을 방문하기 직전에도 북쪽에 ‘만날 수 있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북한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아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이 현재 성명 등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명확히 실무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지는 않는만큼 여전히 협상 재개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판단한다. 일각에서는 29일로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14기 2차 회의가 마무리된 만큼 큰 행사를 치르고 난 북한이 대화에 나올 거라고 관측한다. 정부도 마찬가지로 앞으로 북한의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해졌다. 8월29일 현재 북한이 미국 쪽에 보낸 공식 반응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크게 세 가지 잣대로 북한이 실무 협상에 나올 지를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협상팀 구성 완료 여부 △회담 의제에 대한 입장 정리 △타이밍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북한 협상팀 구성이 거의 완료 됐고, 협상 의제와 관련해서는 ‘안전 보장’ 문제를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협상에 나올 시점과 관련해서 북한은 자신들이 가장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시점을 찾아서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한국 정부는 이 세 가지 요건이 합치되는 순간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 북한 실무협상단 꾸려진듯

정부는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의 북한 쪽 대표, 곧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새 카운터파트로 과거 북핵 6자회담에 참여했던 외무성 소속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가 유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김 대사를 유능하면서도 입장은 분명하지만 부드러운 접근법을 구사하는, 동시에 북한 입장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한다고 알려졌다. 김 전 대사는 2006∼2009년 6자회담 당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회담에 참여했다.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에서 일한 ‘미국통’으로 알려진 바 있다. (☞관련기사: 비건 새 파트너에 김명길 전 대사)

2019년 2월26일,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김명길 전 대사(뒤쪽)의 모습. 연합뉴스
2019년 2월26일,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김명길 전 대사(뒤쪽)의 모습. 연합뉴스

■ 실무협상 시점, 9월말 유엔총회에 ‘눈길’

한-미 당국은 트럼프가 공개한 김정은 친서에도 나와 있듯 8월20일 연합훈련이 끝나면 북에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30일 현재까지도 한국 정부는 이러한 이러한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전해졌다.

9월에 열리는 주요 국제행사는 미국 뉴욕에서 있을 74차 유엔 총회다. 북한도, 미국도 이 행사에 매년 참석한다. 총회에서는 각국이 기조연설을 하는데,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여태까지 북한에서는 주로 외무상이 기조연설을 해왔다. 일각에서는 북한 외무상이 뉴욕에 오는 유엔총회 계기에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만나고, 이와 동시에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점친다. 올해도 리 외무상이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는 외신 보도가 있는 반면, 아주 최근에는 리 외무상이 불참하고 다른 이가 대신 온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도대체 누가 온다는 것일까.

일단 북한은 유엔총회 기조연설 필요한 각종 절차는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다만 정부는 실제 유엔총회가 열리고 북쪽 참석자가 나타나야 정확히 누가 기조연설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북쪽 당국자가 모습을 드러내야 정확히 알 수 있으니, 당장 급하게 예단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한편, 북-미 실무협상을 유엔총회와 엮어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실무협상을 반드시 유엔총회 계기에 뉴욕에서 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 북-미는 판문점에서 만나거나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만나 협상을 했다. 지난해에 비건 대표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만나기도 했다. 협상 장소 후보지에 뉴욕이 등장한 적 역시 많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유엔총회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전해진다.

다만 북-미가 모두 참가하는 국제적 이벤트인 유엔총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이 계기를 살려 북-미가 협상 재개를 도모할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실무협상 재개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첫째, 유엔총회에서 북-미 외무장관이 만나고 곧바로 실무협상이 이어지는 것이다. 둘째, 북-미 외교 장관이 유엔총회에서 만나 악수한 뒤 실무협상이 앞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선언할 가능성이다. 마지막 가능성은 외교 장관이 만나지도 않고, 실무협상과 관련한 북-미 간 구체적 합의도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다.

■ 실무협상 관전 포인트…‘비핵화 개념’ 합의에 달렸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두 나라가 ‘비핵화’가 무엇인지 개념 정의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하노이에서 북한한테 ①엔드 스테이트(end state·비핵화 최종 상태) ②비핵화 로드맵 ③동결 등 세 가지를 핵심적으로 정리할 것을 요구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영변 핵 시설 폐기와 그에 대한 상응조처로 제재 해제만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 북-미 입장에는 변화가 있을까. 현재 미국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비핵화 최종단계, 곧 비핵화 개념을 설정하고 로드맵을 그린 뒤 동결부터 시작한다는 큰 틀에는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여기에 비건 대표가 강조한 ‘유연한 접근’이라는 전략이 추가됐다고 한다. (☞관련기사: 유연한 접근 무엇?)

‘유연한 접근’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북핵 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태도’ 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 대표한테 북핵 협상을 일임했다고 알려졌는데, 비건 대표는 최고 지도자에게 부여받은 권한을 활용해 상당한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비건 대표의 유연한 접근은 실제 협상이 시작됐을 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협상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비건 대표가 이를 기반으로 미국 조야를 설득해 북한이 만족할 만한 상응조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다만 북한이 협상 재개에 호응하지 않고 시간이 지체될수록 비건 대표를 비롯한 미국 대화파의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알려졌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