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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1 17:19 수정 : 2020.01.11 17:54

김계관 외무성 고문. 한겨레 자료사진 연합뉴스

남쪽에는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미련”…“자중해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한겨레 자료사진 연합뉴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한테 ‘생일 축하’를 전하는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일부 유엔 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 시설을 통채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월남(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히워(속아)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고문은 바로 전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을 지적하며 남쪽에 대해서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김 고문은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본인 이름의 담화를 내어 이렇게 밝혔다. 일단 김 고문은 “새해벽두부터 남조선 당국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를 대긴급 전달한다고 하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다”는 말로 담화를 시작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워싱톤에 기여간(기어 간) 청와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잊지 말고 전달해달라고 부탁한 내용이라고 하면서 남조선당국이 대긴급통지문으로 그 소식을 알려왔는데 아마도 남조선당국은 조미(북-미) 수뇌들사이에 특별한 연락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것 같다”며 “남조선당국이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고 했다.

이어 “한 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축하인사를 전달한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 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며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대통령 사이의 친분 관계에 중뿔나게 끼여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해야겠다”고 비난했다.

바로 전날인 10일 정의용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등 미국 출장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 뒤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잠깐 면담할 기회가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 생일에 대한 덕담을 하며 그 메시지를 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축하 메시지를) 꼭 좀 전달해줬음 좋겠다고 당부했고, 제가 알기론 아마 어제 적절한 방법으로 북측에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김 고문은 담화에서 교착 상태에 있는 북-미 협상과 관련한 북한의 입장도 밝혔다. 김 고문은 구체적으로 지난 2019년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일부 유엔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 시설을 통채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월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이라며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 우(위)에서 장사군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 할 의욕도 전혀 없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유엔 대북 제재 일부와 영변 핵 시설 폐기를 맞바꾸자고 제안했지만 더이상 그 제안이 유효하지 않다고 재확인 한 것이다.

다만 김 고문은 “조미(북-미)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하며 미국의 태도변화에 따라 대화를 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여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북-미 협상화 관련해 입장을 전향적으로 바꾸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고문은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이 다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며 “설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 그대로 ‘개인’적인 감정이여야 할 뿐, 국무위원장은 우리 국가를 대표하고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시는 분으로서 그런 사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국사를 논하지는 않으실 것이다. 명백한 것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히워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김 고문은 담화를 마무리하며 재차 남쪽을 비난했다. 그는 “남조선당국은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축하 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고 끼여들었다가 본전도 못챙기는 바보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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