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건당국이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달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집단 감염 중에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발견됐다고 공식 확인한 20일(현지시각), 우한지역 의료진이 전염병 전문 치료기관인 진인탄병원으로 환자를 옮기고 있다. 우한/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지난달 발생해 미국까지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폐렴(이하 ‘우한 폐렴’) 확산을 막으려고 북한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적극적인 방역에 나섰다. 북한 당국은 중국인 등 외국인 여행객의 입국을 잠정 중단하는 등 사실상 ‘국경 통제’ 조처를 취했다.
중국 여행사인 ‘영 파이어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는 22일 누리집에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조처로 1월22일부터 모든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경을 일시 폐쇄한다”고 공지했다. 이 여행사는 미국인 오토 웜비어가 북한 방문 때 이용한 곳이다. ’고려투어’ 등 중국의 다른 북한 전문 여행사도 북한 당국의 ‘입국 중단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때 평양-베이징 항공노선과 신의주 세관을 일시 폐쇄했고, 2014년 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땐 외국인 입국을 일시 중단시킨 바 있다.
강철진 북한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처장은 21일 <조선중앙텔레비전>에 나와 “우리 나라에서도 세계보건기구와 긴밀한 연계 밑에 새로운 악성 비루스(바이러스)에 대한 위생 선전 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막기 위한 사업을 전 국가적인 사업으로 힘있게 벌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우한 폐렴’ 관련한 소식과 대처를 일반 인민한테 처음으로 밝힌 인터뷰다.
<노동신문>은 22일치 6면에 “중국에서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 급속히 전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우한 폐렴’ 소식을 처음으로 내부에 알렸다. 신문은 “20일 현재 (중국의) 확진 환자가 217명”이라면서도 “영국의학연구협회는 중국 정부의 발표보다 감염된 사람의 수가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노동신문>과 강철진 처장은 북쪽에서 ‘우한 폐렴’ 환자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우한 폐렴 발생 여부와 관련한)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선 (북한 매체에서) 아직 보도된 바 없다”며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