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에서 해군 함정이 최근 아덴만에서 일본 자위대와 해적퇴치 훈련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사실은 한국이 침묵하는 사이 일본 자위대가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일본 자위대의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참)는 20일자로 누리집에 보도자료를 올려 “이유(유럽연합·EU) 해군, 한국 해군과 해적대처 공동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공동훈련은 16일~17일 이틀간 아덴만 서방해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오나미’, 스페인 해군의 프리깃 ‘산타 마리아’, 한국 해군의 구축함 ‘대조영’이 참여해 진행됐다. 훈련 목적은 “해적 대처 능력 및 해적 대처에 관한 연계 강화”로 적혀 있고, 주요 훈련은 “근접기동, 사진 촬영, 사격, 소형선박 근접 대응 훈련, 통신 훈련”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한국 합참 관계자는 “청해부대 대조영함이 유럽연합 소말리아 해군사령부에서 주관하는 공동훈련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라며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한 다국적군 훈련에 참여한 것은 한-일관계 등 국제 정세와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일본과 달리 훈련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어서 우리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훈련을 주관한 유럽연합 소말리아 해군사령부가 훈련 마지막날인 17일 트위터에 이미 훈련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청해부대 32진 대조영함(4400t급)은 지난 5월 부산작전기지를 출항해 6월부터 왕건함과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임무를 교대해 활동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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