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취임 뒤 처음으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8일 “한·미 워킹그룹은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재편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지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이렇게 하면 워킹그룹이 남북관계를 제약하는 기제로 작동한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만남은 이 장관의 취임을 계기로 주변 주요국 주한대사 연쇄 접촉의 첫 순서로 이뤄졌다. 이 장관은 19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날 예정이다.
이 장관은 “한·미 워킹그룹은 제재 관련 협의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고, 아쉽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남북관계를 제약하는 기제로 작동했다는 비판적 견해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해리스 대사한테 밝혔다.
이 장관의 이런 발언은 만남 초기 취재진에 공개된 머리발언 시간에 나왔다. 취재진 앞에서 미국대사한테 ‘한·미 워킹그룹 운영·기능 재조정’을 공개 주문한 셈이다.
이 장관은 “최근에 남북 및 북미관계 교착국면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남북대화를 복원하고 ‘먹는 거, 아픈 거, 보고 싶은 것’라는 인도적 협력과 ‘작은교역’을 추진하고 남북 간 합의 이행이라는 큰 틀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말씀하신 평화·경제·생명 공동체 개념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생각이 실현되려면 미국의 협력과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한국 속담처럼 남북관계도 교착국면을 넘어 더 굳건한 관계로 거듭날 수 있도록 미국 쪽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은 남북 협력과, 그 (남북협력의) 방법을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찾는 것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이것이 한반도에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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