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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아직 노력과 정성 부족해…면목없다” 인민 앞에 머리 숙인 김정은

등록 2020-10-10 22:30수정 2020-10-12 10:55

10일 당 창건 75돌 연설
“8차 당대회서 부흥번영 방향·목표 제시” 다짐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10일 0시부터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당창건 75돌 기념 열병식 연설에 앞서 꽃다발을 주러 온 어린이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10일 0시부터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당창건 75돌 기념 열병식 연설에 앞서 꽃다발을 주러 온 어린이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아직 노력과 정성이 부족하여…”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10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시작된 당창건 75돌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입에 올린 말들이다. 북한의 인민들한테 ’신성불가침의 최고존엄’이자 ’무조건·절대적 충성의 대상’인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가 공개 연설에서 스스로를 책망하며 인민들한테 머리를 숙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하늘 같고 바다 같은 우리 인민의 너무도 크나큰 믿음을 받아안기만 하면서 언제나 제대로 한번 보답이 따르지 못해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전체 인민의 신임 속에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위업을 받들어 이 나라를 이끄는 중책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노력과 정성이 부족하여 우리 인민들이 생활상의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제재·코로나19·자연재해라는 ‘3중 재난’에 직면해 경제가 후퇴하며 인민들의 생활 형편이 더 어려워진 현실과 관련한 최고지도자로서의 미안함과 위안을 담은 ‘머리 숙이기’로 풀이된다. 논리적으론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내세운 통치전략의 연장선이다.

김 위원장은 “그럼에도 우리 인민들은 언제나 나를 믿고 나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나의 선택과 결심을 그 무엇이든 지지하고 받들어주고 있다”며 “존경하는 온 나라 전체 인민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러고는 “한 명의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 이렇게 우리 인민 모두가 무병 무탈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거급 고마움을 표했다. 지금껏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없다는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의 연장선에 있는 논리 전개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10일 0시 김일성광장에서 시작된 노동당 창건 75돌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연설하기에 앞서 광장에 모인 시민들한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lt;조선중앙텔레비전&gt;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10일 0시 김일성광장에서 시작된 노동당 창건 75돌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연설하기에 앞서 광장에 모인 시민들한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우리 인민의 힘과 넋이 깃든 강위력한 최신 무기들로 장비한 혁명무력이 있기에 그 어떤 침략 세력도 절대로 신성한 우리 국가를 넘볼 수 없으며 조선인민의 앞길을 막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인민이 더는 고생을 모르고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게 하는 것”이라며 “인민들이 꿈속에도 그려보는 부흥번영의 이상사회를 최대로 앞당겨 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내년 1월 초 열릴 예정인) 조선노동당 8차 대회는 그 실현을 위한 방향과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인민의 행복을 마련해 나가는 우리 당의 투쟁은 이제 새로운 단계에로 이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8차 당대회에서 ’인민의 부흥번영’을 목표로 한 경제전략을 제시하겠다는 예고다. 8차 당대회의 초점이 군사안보보다 ’경제’ 쪽을 향하리라는 시사로 읽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시간은 우리 편에 있다”고 강조한 뒤 “위대한 우리 인민 만세”라는 말로 긴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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