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5일 개막한 ‘조선노동당 8차 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6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5일 개막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의 개회사에서, 2016년 5월 노동당 7차 대회 이후 5년간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최악 중의 최악으로 계속된 난국은 우리 혁명의 전진에 커다란 장애를 몰아”왔다며 이렇게 평가했다. “거의 모든 부문”과 “엄청나게 미달”이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은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주체의 역할을 높여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는 원칙”에 따라 지난 5년을 평가하고 “과학적인 투쟁 목표와 투쟁 과업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존하는 첩첩난관을 가장 확실하게, 가장 빨리 돌파하는 묘술은 바로 우리 자체의 힘, 주체적 영량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내부 역량의 재정비와 최대 동원을 통한 난관 돌파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김 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목표 달성 실패에도 7차 대회 이후 5년 만에 8차 대회를 소집한 것은 “조선노동당의 확고한 자신감의 표출”이자 “인민들의 믿음과 기대에 보답하려는 강렬한 의지와 엄숙한 맹세”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당 7차 대회 이후 반만년 민족사에 대서특필할 기적적인 승리와 사변들을 안아옴으로써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세세년년 믿음직하게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한 담보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29일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등을 염두에 둔 평가인데, ‘핵’이라는 단어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등 노동당 수뇌부가 5일 개막한 당 8차 대회 첫날 거수 표결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당대회 소집 결정 이후 이번 대회를 “일하는 대회, 투쟁하는 대회, 전진하는 대회”로 준비하려고 지난 넉달간 진행한 사업을 4가지로 정리해 개회사에서 밝혔다. 첫째 “현장에서 일하는 로동자, 농민, 지식인 당원들의 의견 듣기”, 둘째 “지난 5년간의 당 재정 사업 분석총화, 개선대책 연구 사업”, 셋째 당규약 연구, 넷째 당중앙지도기관 사업 평가가 그것이다. 특히 “당재정사업 분석총화, 개선대책 연구”를 명시적으로 강조한 대목은 이번 당대회에서 내놓을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포함한 경제정책과 관련해 주목할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당대회 첫날 시작한 “당 중앙위 제7기 사업총화보고”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획기적 전진을 위한 주되는 투쟁 노선과 전략전술적 방침들”과 함께 “조국통일 위업과 대외관계를 진전시키고 당사업을 강화발전시키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게 된다고 하셨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이 사업총화 보고 연설을 통해 대남·대미 정책을 밝힐 예정이라는 뜻이다. <노동신문>은 “사업총화 보고는 계속된다”고 보도해, 김 위원장의 연설이 6일에도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7차 대회 때도 이틀에 걸쳐 사업총화 보고를 했다.
<노동신문>은 당대회 소식을 전하는 1면 전면 기사에서 ‘조선노동당 8차 대회’를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 행로에서 일대 분수령으로 될 투쟁과 전진의 대회”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이자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해 39명으로 이뤄진 ‘당대회 집행부’에 포함돼 이번 대회를 통해 공식 지위에 변화(승진)을 예고했다.
5일 개막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장 모습. 당대회 대표자와 방청을 더해 모두 7천명이 참가했다. 코로나19 와중에도 5년 전 7차 대회보다 참가 인원 측면에서 1946명 증가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대회에 “7기 당중앙지도기관 성원 250명과 각급 조직들에서 선출된 대표자 4750명이 참가”했으며 “방청으로 2000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모두 더하면 7000명이다. 이는 7차 당대회 때 5054명(대표자 3667명, 방청자 1387명)보다 1946명 많다.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당대회 참가 인원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을 깬 셈이다. 김 위원장은 8차 대회에 참가한 대표자 가운데 여성대표자는 501명으로 전체의 10%라고 밝혔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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