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건설 공사장 현지를 또다시 돌아보셨다”고 1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당중앙위 비서들과 함께 보통강 강안 다락(계단)식 주택구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사장 현지를 또다시 돌아보셨다”고 <노동신문>이 1일치 1면 전체에 펼쳐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보통강변) 800세대 다락식 주택구 건설은 새로운 형식의 주택들로 도시의 면모를 일신하고 인민들에게 발전된 생활환경과 조건을 제공해주려는 당중앙의 구상과 의도가 비껴있는 대상 건설”이라며 “늘 관심을 가지고 직접 공사에 대한 조직지도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보통강 주택단지 건설’ 터 방문은 <노동신문> 보도일 기준으로 엿새 만이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달 26일 1면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보통문 주변 강안지구에 호안다락식주택구를 새로 일떠세울 구상을 밝히셨다”며 현장 방문 소식을 처음으로 전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당 중앙위가 직접 틀어쥐고 올해 중에 완공”하라고 ‘특별 주문’을 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의 수도 살림집 건설 계획들을 훌륭히 완수해 우리의 무궁무진한 사상정신적 위력과 굳건히 다져지고 있는 자립경제의 잠재력을 다시한번 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 살림집 건설 계획’을 미국 등의 고강도 장기 제재에 맞설 ‘사상정신적 위력’과 ‘자립경제 잠재력’의 물질적 상징물로 삼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건설 터’가 “고구려 시대 성문인 보통문 바로 옆에 있는데, 높은 둔덕 위에는 김일성 주석이 1970년대 주석궁(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옮기기 전까지 살았던 ‘5호댁 관저’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보통강 주택단지’는 고도의 정치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조감도. <조선중앙통신>
김 위원장은 “인민생활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절실한 문제의 하나인 주택건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평양시 5만 세대 건설과 함께 지방건설에서도 변혁적인 실천을 이룩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 안에 주택 및 도시경영과 생태환경 부문에서 더 많은 진전을 이룩해 인민들에게 남부럽지 않은 물질문화적 복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평양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 연설에서 “당창건 80돌이 되는 2025년까지 5만세대의 살림집을 새로 지으면 이미 건설 중인 1만6천여 세대의 살림집까지 포함해 거의 7만 세대의 살림집이 생겨나 수도시민들의 살림집 문제가 철저히 해결될 것”이라고 밝혀, ‘평양 주택난’을 에둘러 드러냈다.
‘평양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3월23일)→‘보통강변 주택단지 터’ 1차 방문+“여객버스 시제품 요해(현지 점검)”(3월26일 <노동신문> 보도)→‘보통강변 주택단지 터’ 2차 방문(4월1일 <노동신문>)으로 이어진 김 위원장의 행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인민생활 향상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민생 행보를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북한과 미국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가열되는 와중에도 김 위원장의 잇단 비군사·경제·민생 행보는, 김 위원장이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국방력 강화”는 계획대로 추진하겠지만, 최우선 순위는 “경제 집중”이며 적어도 현재로서는 미국과 정면충돌할 생각이 없다는 신호 발신으로 볼 수 있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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