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21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주재하기에 앞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제훈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협력에 지지를 표명한 만큼 정부는 남북관계 추진에 있어 우리의 역할과 공간이 더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인영 장관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321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머리발언을 통해 “북한도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좀 더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장관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거둔 또 하나의 성과는 한·미가 이산가족상봉 추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며 “등록 이산가족 13만여명 가운데 살아계시는 분이 4만8천명으로 빠르게 줄고, 아흔이 넘은 초고령 이산가족이 급증하는 현실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임을 한순간도 잊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날 교추협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7곳(강릉·안동·원주·의정부·전주·청주·홍성)을 늘리는 데 필요한 11억8천만원을 대한적십자사(한적)에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적 시설의 여유 공간을 활용한 증설 공사가 8월께 끝나면 국내 화상상봉장은 현재의 13곳에서 20곳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이번 증설 공사에 2019년 북쪽 화상상봉장 재보수 지원 목적으로 구매·보관해온 휴대용 컴퓨터와 대형텔레비전 등 장비를 전용(4억8700만원 상당)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화상 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 우선 해결”에 합의한 데 따라 북녘의 화상상봉장 시설 개보수에 필요한 물자를 구매(2019년 3월)했으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전달하지 못하고 지금껏 보관해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보관 기간이 길어져 성능 저하와 보관 비용 등의 문제가 생겨 우선 국내 화상상봉장 증설에 미리 쓰고, 앞으로 남북이 화상상봉을 협의하게 되면 북쪽에 지원할 물자를 새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여혜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와 최혜경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을 새 교추협 민간위원으로 위촉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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