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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역사학계 ‘동북공정’ 논란에 당혹

등록 2006-09-08 16:15

“2003년 당시와 달라진 것 없다”
베이징발 국내 언론 보도로 촉발된 최근의 '동북공정' 논란에 역사학계 대다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동북공정 문제가 2003년 처음으로 언론을 통해 제기될 당시와 달라진 게 뭐냐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런 와중에 아직 출범도 하지 못한 동북아역사재단은 도마 위에 올라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고 있는가 하면, 적어도 학계 내부에서는 동북아역사재단에 부정적인 극히 제한된 역사연구자들이 동북공정이 새로운 국면에 도달한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제2의 '동북공정 사태'에서 그것을 극력 비판한 것으로 각종 언론인터뷰에 등장한 한 역사연구자는 8일 "중국 사회과학원 변방사지중심에서 최근 공개했다는 동북공정 관련 연구성과물들은 중국학계에서 80년대 이후 줄곧 제기하고 발표해온 것과 같은 맥락을 이룬다"면서 "내가 말한 본의가 정작 언론에서는 달리 인용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동북공정이 터무니 없는 역사왜곡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금처럼 우리 사회 각계각층이 나서 성토대회 벌이듯이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자 뿐만 아니라 다른 역사학자들도 "도대체 왜 또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가"라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심지어 어떤 연구자는 2003년의 제1차 동북공정 사태를 떠올리며 "그 때도 왜 그렇게 우리가 시끄러워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의 국민국가 영토를 기준으로 그 안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중국의 역사라는 중국측 변강사 연구의 중심 논리를 방치해 두기도 힘들지 않은가라는 반문에 이 연구자는 "그런 역사논리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지는 건전한 양식을 갖춘 역사학자라면 누구다 아는 사실"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야 한다는 흐름과 관련, 한국역사학계에서 고대사 분야가 주도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다른 시대 역사연구자들은 더욱 착잡하다. 특히 고대사와 조선사 및 한국 근현대사에 견주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고려시대사 연구자들이 더 그렇다.

고려사 전공 한 역사학자는 "'우리(고려사연구자)도 한 번 피켓 들고 거리에 나서 보자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면서 "고대사는 고대사 대로 동북공정이니 뭐니 해서 (연구자가) 각종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조선시대 이후 한국 근현대사는 또 그곳 대로 독도 문제니 과거사 청산운동이니 해서 각종 위원회니 하는 곳에서 활동하는데 그 틈바구니에 낀 우리는 뭐냐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발해사 전공인 경성대 한규철 교수는 "냉철하게 분석하고 차분하게 대응해야지, 지금과 같은 떠들썩한 대응방식에는 문제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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