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반기문(潘基文) 차기 총장의 뚜렷한 개성차가 유엔의 분위기를 확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아난 총장이 지난 10년간 연임하면서 국제분쟁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하는 등 '정치가형'에 가까웠다면, 반 차기 총장은 화려한 정치적 수사나 언론의 각광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경영자형'에 가까운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유엔 관계자들도 한결같이 "반 장관이 입성하면 유엔 조직 전반에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그 단서는 아난 총장의 지난 10년간 업적에 대한 평가에서 찾아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아난 총장은 그간 국제분쟁을 조정하는 '세계 최고의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노력했고, 일정 부분에선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대 사무총장들이 금기시해온 민주주의 제고와 개인의 방어권, 인종주의, 부적절한 부의 분배 등의 '미묘한' 용어들도 거리낌없이 사용해 왔다. 자신이 사무총장이 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준 미국 정부와도 취임 후 여러 차례 날을 세우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역할 때문에 아난이 유엔 회원국들, 특히 힘없는 제3세계 국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측면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유엔을 비효율적이고 반(反) 서방적으로 이끌었으며, 무엇보다 부패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자신의 아들이 '이라크 석유-식량 프로그램'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유엔의 부패 문제와 맞물려 자신의 명예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입안한 유엔 개혁 프로그램도 이라크 전쟁과 그 후유증에 묻혀 소기의 성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아난은 '속세의 교황' '국제 CEO(최고경영자)'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개성있는 조정력을 발휘, 많은 국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지만 유능한 행정가, 개혁가로서의 이미지는 구축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비해 반 차기 총장의 스타일은 아주 대조적이다. 온화함과 유연함, 철저하고 꼼꼼한 일처리가 큰 특징이다. '지나갔던 돌다리도 다시 두들겨본다'는 신중함이 몸에 배어 있다. 따라서 일을 방만하게 벌리기 보다는 진행중인 일을 하나하나 다져나가면서, 목표를 확인해가는 스타일이다. "유엔 조직을 효율적으로, 혁신적으로 관리할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른바 탁월한 경영인으로서의 사무총장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반 차기 총장도 입후보 당시부터 '유엔의 변화'를 주창해 왔다. 그는 특히 "유엔은 제도적 체계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회의 권능과 기능 강화와 안보리 개혁도 그의 주된 관심사였다. 반 차기 총장의 모나지 않은 성격상 유엔 개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도 있지만 "국제사회의 모든 도전에 유연히 적응할 수 있는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회원국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다. 특히 반 차기 총장이 12일 "방만한 유엔 조직을 통합하겠다"고 선언, 유엔내 조직과 인적 개편 등 이른바 '개혁의 회오리'가 한바탕 불어닥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 총장 통치하의 유엔은 특히 국제분쟁 사태에 중재는 하되 지나치게 나서지는 않고,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과 약소국, 또는 분쟁국과의 입장을 조율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유엔본부=연합뉴스)
그러나 유엔을 비효율적이고 반(反) 서방적으로 이끌었으며, 무엇보다 부패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자신의 아들이 '이라크 석유-식량 프로그램'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유엔의 부패 문제와 맞물려 자신의 명예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입안한 유엔 개혁 프로그램도 이라크 전쟁과 그 후유증에 묻혀 소기의 성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아난은 '속세의 교황' '국제 CEO(최고경영자)'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개성있는 조정력을 발휘, 많은 국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지만 유능한 행정가, 개혁가로서의 이미지는 구축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비해 반 차기 총장의 스타일은 아주 대조적이다. 온화함과 유연함, 철저하고 꼼꼼한 일처리가 큰 특징이다. '지나갔던 돌다리도 다시 두들겨본다'는 신중함이 몸에 배어 있다. 따라서 일을 방만하게 벌리기 보다는 진행중인 일을 하나하나 다져나가면서, 목표를 확인해가는 스타일이다. "유엔 조직을 효율적으로, 혁신적으로 관리할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른바 탁월한 경영인으로서의 사무총장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반 차기 총장도 입후보 당시부터 '유엔의 변화'를 주창해 왔다. 그는 특히 "유엔은 제도적 체계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회의 권능과 기능 강화와 안보리 개혁도 그의 주된 관심사였다. 반 차기 총장의 모나지 않은 성격상 유엔 개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도 있지만 "국제사회의 모든 도전에 유연히 적응할 수 있는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회원국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다. 특히 반 차기 총장이 12일 "방만한 유엔 조직을 통합하겠다"고 선언, 유엔내 조직과 인적 개편 등 이른바 '개혁의 회오리'가 한바탕 불어닥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 총장 통치하의 유엔은 특히 국제분쟁 사태에 중재는 하되 지나치게 나서지는 않고,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과 약소국, 또는 분쟁국과의 입장을 조율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유엔본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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