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할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인수작업은 어떻게 이뤄지나.
반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의 공식 인준 절차를 거침에 따라 `임명자'의 신분을 갖게됐다. 이에 따라 반 장관은 일단 뉴욕에서 오는 18~19일(뉴욕 현지시각)께 까지 머물면서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을 만나 인수인계 작업을 시작한다.
반 장관은 공식 취임하는 내년 1월 1일까지 약 두 달 반 정도 나름대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는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과거 유엔 사무총장들은 임기를 시작하기 불과 몇 주 전에 선출됐었다"고 소개하고 "따라서 이러한 정식 인수인계 절차는 과거에 선례가 없는 것에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유엔 회원국들 간에 이번 사무총장에게는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자는 여론이 형성돼있다"고 설명하고 "인수팀의 구성 및 가동은 총회에서 공식 임명되는 즉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유엔 사무국 및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반 장관은 18~19일께 일시 귀국하지만 유엔에 북한 핵실험 문제를 비롯한 긴급 현안이 상당 부분 적체돼 있는 만큼 반 장관의 인수팀은 뉴욕 현지에 남아 세부 사항에 대해 계속 브레인스토밍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1차적인 '상징적' 인수작업이 일단락된 뒤 본격적인 인수활동은 반 장관이 서울에서 거취를 정리하고 뉴욕으로 돌아가는 11월께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 장관이 실무선의 업무까지 꼼꼼하게 직접 챙기는 스타일인 점을 감안,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의 보좌진과 반 장관의 인수팀은 사무국 내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 문제를 포함해 업무 전반에 대한 계획까지 세울 것으로 보인다.
반 장관이 취임하면 사무국 전반에 대한 `막강한' 인사권을 갖게 됨에 따라 한국인이 그 중 주요 직책을 맡을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다수가 진출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반 장관은 본격적인 인수 업무가 시작되면 업무 파악을 위해 사무국내 주요 분야 책임자들을 만나고 업무 보고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반 장관이 캠페인기간 공약으로 유엔 개혁을 중점적으로 강조한 만큼 이 부분에 역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반 장관은 구체적으로 회원국간 신뢰 증진, 사무국 관료주의로 인한 비효율성 최소화 등을 계속해서 언급해왔다.
이에 따라 반 장관의 사무총장 인수작업은 이러한 청사진을 큰 틀로 삼아 전문가 등의 조언을 받아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장관은 오는 18~19일께 잠시 귀국, 북한 핵실험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큰 틀을 마련하는 대로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 연말까지 인수작업에 매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동희 기자 dhsuh51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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