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한-중-일 정상들과 전화
‘2·13 합의’ 이행 재다짐
‘2·13 합의’ 이행 재다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화를 애용하는 건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한국 일본에 이어 중국 정상과 연쇄 통화에서 북핵 문제를 긍정적으로 말한 것은 9·19 공동성명 이래 처음이다.
물론 15일 부시-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전화 통화에 대한 두 나라의 발표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이번 6자 회담에서 참가국들 모두가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으며, 이는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후 주석은 이번 합의를 이행하는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모든 참가국들의 공통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중국은 이번 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건설적인 구실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에 비해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13 합의를 이행할 필요성을 지적하고,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각 나라들이 전면적으로 이행할 지속적인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대목은 중국 쪽 보도에는 없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14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통화에선 북핵 폐기가 구체적 이행 단계에 돌입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에선 납치 일본인 문제 해결과 북한 인권의 전반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확약했다고,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이 말했다.
각국마다 말이 다르고 다소 의례적인 언급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정상간의 전화 통화는 정상들이 6자회담 합의 이행의 보증자임을 확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는 말했다.
강태호 기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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