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9월 8~9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일정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 및 의제 등을 조정하기 위해 27일부터 29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백종천 실장이 다음달 8~9일 호주에서 열리는 아펙 정상회의 계기에 추진중인 한-미 정상회담 사전준비를 위해 27일부터 29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한다”며 “백 실장은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정부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한-미 양자 현안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이 10월 2~4일로 연기됨에 따라 10월 초 개최를 검토해온 한-미 정상회담을 앞당길 수밖에 없다는 데 두 나라의 의견이 접근한 것으로 안다”며 “아펙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노 대통령이 별도로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9월25일부터 10월3일까지 열리는 뉴욕 유엔총회 고위급 본회의에 참석해 연설하는 일정도 추진했으나,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이 유엔총회 고위급 본회의 직후에 열리는데다, 추석 연휴까지 겹쳐 일정상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정상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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