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왼쪽),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과 한반도 논의
오바마 “북 비핵화 나서면 협상…원조도 제공”
후진타오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안정에 중요”
오바마 “북 비핵화 나서면 협상…원조도 제공”
후진타오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안정에 중요”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밝힌 내용은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기존의 한-미 대북 정책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북한이 준비가 됐다는 증거가 보인다면 다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우리가 원하는 북한의 선택은 우리와 했던 약속을 지키고 비핵화를 향해 되돌릴 수 없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그 길을 선택한다면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북한에 상당한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준비된 증거’는 한-미 당국자들이 그간 북한에 비핵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표현하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복귀시키고 △핵 관련 활동에 대한 동결을 선언하라는 등의 요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간다면 상당한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은 한-미 정상회담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지만, 그간 압박과 제재에 치중해온 한-미 대북 정책에 비춰 무게감이 실려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점은, 한국의 강경한 대북 정책이 미국에 상당부분 투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서 미국의 독자적이고도 적극적인 북핵 해결 방법이나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예컨대 오바마 대통령은 “(2005년 9·19공동성명) 이후 우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만 봤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화를 문제해결의 방법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시혜처럼 생각하는 한국 정부의 인식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전략적 인내’라는 한-미의 북핵 접근법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략적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화엔 대화, 제재엔 핵능력 증강’으로 대응하겠다는 북한의 전략에 비춰보면 대화가 중단된 사이에 북한의 핵무장 능력만 키워주고 있는 꼴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문제는 원칙적인 언급에 그쳤다. 후 주석은 “중국은 양측(남북) 관계 개선을 일관적으로 지지하고 북한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북한 지도자들에게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평화 안정을 수호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6자회담보다 남북관계 진전을 앞에 두겠다’는 한국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처를 끌어내겠다는 한국의 세부적인 전략까지 중국이 동의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북한과 중국은 그동안 비핵화 문제는 북-미 관계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용인 황준범 기자 yyi@hani.co.kr
독일 총리와…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려고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준비된 증거’는 한-미 당국자들이 그간 북한에 비핵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표현하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복귀시키고 △핵 관련 활동에 대한 동결을 선언하라는 등의 요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간다면 상당한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은 한-미 정상회담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지만, 그간 압박과 제재에 치중해온 한-미 대북 정책에 비춰 무게감이 실려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점은, 한국의 강경한 대북 정책이 미국에 상당부분 투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서 미국의 독자적이고도 적극적인 북핵 해결 방법이나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예컨대 오바마 대통령은 “(2005년 9·19공동성명) 이후 우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만 봤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화를 문제해결의 방법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시혜처럼 생각하는 한국 정부의 인식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전략적 인내’라는 한-미의 북핵 접근법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략적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화엔 대화, 제재엔 핵능력 증강’으로 대응하겠다는 북한의 전략에 비춰보면 대화가 중단된 사이에 북한의 핵무장 능력만 키워주고 있는 꼴이라는 것이다.
영국 총리와…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문제는 원칙적인 언급에 그쳤다. 후 주석은 “중국은 양측(남북) 관계 개선을 일관적으로 지지하고 북한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북한 지도자들에게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평화 안정을 수호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6자회담보다 남북관계 진전을 앞에 두겠다’는 한국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처를 끌어내겠다는 한국의 세부적인 전략까지 중국이 동의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북한과 중국은 그동안 비핵화 문제는 북-미 관계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용인 황준범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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