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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이사람] 독재와 싸우는 이들…한국과는 상관없는 건가요

등록 2011-05-05 19:20

 ‘버마행동’ 뚜라 대표
‘버마행동’ 뚜라 대표
독재반대 학생운동 중 한국행
6년간 심사에 이름도 못 올려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아 섭섭”
국내서 7년만에 난민인정 ‘버마행동’ 뚜라 대표

한국에서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민주화 운동을 하는 ‘버마행동’의 뚜라(39·사진) 대표가 신청 7년 만인 지난달 26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3일 경기도 안산시 버마행동 사무실에서 만난 뚜라 대표는 “난민 인정을 받았지만, 한국 정부가 주기 싫은 것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뚜라 대표는 버마의 고향에서 고등학교 시절이던 1988년부터 군부독재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을 하다 94년 산업연수생으로 국내에 들어왔다. 하지만 하루 15시간 일하고도 한달에 18만원밖에 받지 못하는 연수생 생활은 그에게 너무 부당하게 느껴졌다. 결국 그는 공장을 떠나 97년 만들어진 버마공동체에서 일하며 임금을 받지 못한 버마 사람들을 돕기 위해 뛰어다녔다. 2004년에는 불법체류자 단속 추방에 반대하는 이주노동자 명동성당 농성투쟁에도 참가했다.

뚜라 대표는 당시 농성에서 만난 버마 사람들과 ‘버마행동’을 결성했다. 한국에서 차별받으며 일할 수밖에 없는 것은 조국 버마가 민주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였다. 그는 “군부독재가 시작되면서 국민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접경 국가에만 500만명이 넘는 난민들이 살고 있다”며 “군부독재가 끝나야만 인간답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때부터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도 하고 한국 사람들에게 버마 문제를 알리는 전시회도 열었다. 그러자 미얀마 정부가 압력을 가해왔고, 이 때문에 그는 2004년 법무부에 난민인정 신청을 하게 됐다.

하지만 난민 인정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통 2년반 정도 걸리는 과정이지만 그는 지난해까지 6년 동안 난민 심사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그가 정치적 탄압을 받아 한국으로 피신해 온 것이 아니라는 게 이유였다. 7년 동안 2차례 했던 인터뷰에서도 “왜 이주노동자 투쟁에 참가하느냐”는 질문을 들어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신청 6년 만인 지난해 첫 심사가 열렸지만 불인정 통보를 받았고, 이의신청을 한 끝에 지난달 26일 결국 난민지위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뚜라 대표는 “버마행동의 다른 회원들이 대법원 소송까지 거쳐 난민 인정을 받았다”며 “같은 상황인 나도 인정해 줄 수밖에 없어 난민으로 받아준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3월 대법원은 소모뚜(36) 등 버마행동 회원 8명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뚜라 대표는 “이주노동자 인권과 버마 민주화를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며 “한국 사람들이 독재체제로 신음하고 있는 버마의 실상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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