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집트 접경 지역인 시나이 반도 타바의 출입국사무소에서 16일(현지시각)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외국인들이 이스라엘에서 이집트 쪽으로 건너가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타바/AFP 연합뉴스
트위터에 “경제·관광도 겨냥”
한국인 3명 사망 14명 다쳐
외교부 직원 10명 현지 급파
주변 5개국 관광 철수 권고
한국인 3명 사망 14명 다쳐
외교부 직원 10명 현지 급파
주변 5개국 관광 철수 권고
16일(현지시각) 이집트 시나이반도 타바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탄 버스가 자살폭탄 공격을 당해 한국인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쳐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안사르 바이트 알마끄디스’에 소속된 한 남성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다.
외교부의 한 관리는 17일 “이번 테러로 전체 승객 35명 가운데 한국인 3명, 이집트인 운전사 1명이 숨졌고, 나머지 한국인 30명 가운데 14명이 부상, 16명이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중 7명은 샤름엘셰이크 병원, 7명은 누에이바 병원에 있다”고 밝혔다. 무사한 16명 중 15명은 17일 새벽 이스라엘의 에일라트로 이동했으며 터키를 거쳐 18일 귀국할 예정이고, 1명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 누에이바 병원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이집트 경찰은 공격 당시 시시티브이(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자살폭탄 테러범이 버스에 올라 문 근처에서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결론내렸다. 하니 압둘라티프 이집트 내무부 대변인은 <아에프페>(AFP) 통신에 “몇몇 관광객들이 가방을 챙기려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그사이에 한 남성이 버스로 걸어왔다. 그가 세번째 계단을 밟았을 때 폭탄이 터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집트 시나이반도를 거점으로 삼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 ‘안사르 바이트 알마끄디스’(‘예루살렘의 옹호자’라는 뜻)는 16일 저녁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집트의 지도자들과 경제·관광·가스 시설을 계속 파괴할 것”이라며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이 단체는 지난해 7월 이슬람주의 세력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군 쿠데타 이후 이집트의 군경과 고위 공무원 등을 공격하고 가스 송유관을 파괴하는 등 시나이 일대의 대표적인 테러조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어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으며, 강력하게 규탄한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뜻을 표하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16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테러 행위를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밝혔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외교부는 경위 파악과 부상자 보호 등을 위해 이집트와 이스라엘 대사관 및 본부 직원 10명을 현지로 보냈다. 또 예방 차원에서 이집트와 이스라엘, 요르단,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 나라를 여행중인 우리 국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 해당 공관들을 통해 성지 순례 중인 우리 국민들에게 방문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김규원 최현준 이유주현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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