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24조치 해제 촉구 릴레이 1인 시위 200일 기념 경협ㆍ종교ㆍ시민단체 연대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정부에 대북제재 조치인 5ㆍ24조치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정부 고위당국자 간담회서 밝혀
한국 정부가 ‘5·24 조치’ 해제 등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데 대해 미국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11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당국자는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5.24 조치 해제는 검토해본 결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크게 저촉되지 않는다”며 “북한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면 5·24 조치는 해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5·24 조치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어 “남북관계가 좀 열리면 그 공간 속에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 걸 기대하고 있고 그런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이다”라며 “북한이 조금 변하게 되면 북-미관계도 좋아지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당국자들이 그런 구상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긴밀한 공조 속에서 남북간에 관여를 한다는 방향에 대해 미국도 지지하고 돕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우리 정부 당국자가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쪽이 원하는 현안들과 이산가족 문제, 드레스덴 제안 등 남쪽이 제기한 사안들을 포괄적으로 협의해 풀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방미 중인 이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만약에 (남북 간에) 대화가 열리게 되면 그 테이블에서 남북 현안을 다 논의하는 게 가능하다. 어떻게 맞바꿀 것인지는 얘기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게 언제 열릴지, 그것을 위해 우리가 구체적인 제안을 할 것이냐 하는 것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1일 특파원들과 만나 “내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광복절 전에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한번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데 한·미 간의 전략적인 역할 분담의 필요성을 미국 쪽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한국은 남북관계 개선, 미국은 핵·인권 문제에 좀더 전념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해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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