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로 건설된 평양시 버섯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정확한 시찰일자는 밝히지 않았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 제안 소득없이 끝났지만
앞으로도 관계 개선시도 가능성
앞으로도 관계 개선시도 가능성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임시중지하면 핵실험도 임시중단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했다. 미국은 “암묵적인 위협”이라며 북한의 제안을 곧바로 거부했지만, 북한 제안에는 북-미 관계 교착국면을 타개해 보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여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미국이 올해에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연합군사연습을 임시중지하는 것으로써 조선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을 제기하고, 이 경우 우리도 미국이 우려하는 핵실험을 임시중지하는 화답 조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 쪽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미국이 이 문제와 관련한 대화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미국과 언제든지 마주앉을 준비가 돼있다는 입장도 표명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북한 보도가 나온 지 몇시간만에 신속하게 북한의 제안을 거부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각) “일상적인 한-미 훈련을 핵실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연결하는 북한의 성명은 암묵적 위협”이라며 “새로운 (4차) 핵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도 11일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해서 안되는 일을 안하겠다는 것은 조건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제안은 북-미간 상호 안보 의제인 한-미 연합훈련과 핵실험을 명분삼아 미국과의 직접대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난해 11월 방북 때 가져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친서에서 관계개선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읽을 수 없게 되자, 좀더 공개적 형태를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는 측면도 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북-미 관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도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이 “우리 민족의 분열 70년이 되는 새해 2015년에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려는 염원으로부터” 미국에 ‘중대 조처’를 제안했다고 설명한 데서도 이런 의도가 드러난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던진 의제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제안을 거꾸로 해석하면 ‘한-미 연합훈련을 중지하지 않으면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협박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핵실험을 한 전례는 없어, 미국의 해석은 과잉반응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소니픽처스 해킹 문제와 미 하원의 지난 8일 초당적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 발의 등 미국 내 대북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미 정부 입장에선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입장에선 한-미 연합훈련과 핵실험 중지의 값어치가 달라 선뜻 교환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 6자회담 참여국을 설득하려면 핵활동 임시중단을 들고 나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핵실험은 하지 않으면서도 핵물질은 계속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간 새해 첫 ‘탐색전’은 다소 싱겁게 끝났지만, 북한은 앞으로도 당분간 공세적인 대외관계 개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미국이 북한에 계속 공을 떠넘기며 ‘전략적 인내’를 고집할지, 탐색적 수준에서나마 접촉을 시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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