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왼쪽), 윤병세 외교부 장관(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1일 서울 신라호텔 2층 다이너스티 B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국 외교장관회의 결과 발표…실제 개최 여부는 불투명
한·일 적극적…중, 과거사 해결 안되면 ‘불가’ 간접 표명
“동북아 평화와 번영 위한 중요한 협력의 틀 같은 인식”
북핵 반대 재확인…중, 양자회담서 사드 문제 거론 않아
한·일 적극적…중, 과거사 해결 안되면 ‘불가’ 간접 표명
“동북아 평화와 번영 위한 중요한 협력의 틀 같은 인식”
북핵 반대 재확인…중, 양자회담서 사드 문제 거론 않아
한중일 3국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노력에 부분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의견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아 실제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대신은 21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3국 외교장관 회의 뒤 함께 낸 공동언론발표문에서 “3국에게 모두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3국 정상회의는 2012년 5월 이후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와 아베 신조 정부의 역사수정주의 등으로 3년 동안 열리지 못하고 있다. 개최가 성사된다면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3국은 또 “3국 장관들은 2012년 4월 이후 약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 체제가 복원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3국 협력 체제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 안정과 번영을 위한 중요한 협력의 틀로서 계속 유지·발전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상회의 개최에 적극적인 한국·일본과 달리 중국은 역사 문제를 이유로 정상회담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왕이 부장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년간 3국 간의 양자관계 특히 중-일, 한-일 관계가 역사 인식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국 협력도 큰 지장을 받고 있다”며 “종전 70년이 지났지만 중한일 3국에 있어 역사 문제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미래형으로 만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상회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중국 쪽은 오는 8월 아베 일본 총리가 발표할 ‘종전 70주년 기념 담화’(아베 담화)의 내용에 따라 정상회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3국 외교장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관련 안보리 결의 및 9·19 공동성명상의 국제적 의무와 약속이 성실히 이행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데 합의했다. 3국간 원자력 안전 협력 강화와, 재난 관리, 환경, 청소년 교류 등 분야 협력 등도 확대하는 한편, 3국간 청년 모의정상회의, 외교관 연수기관간 협력, 싱크탱크간 네트워크 구축, 중동 정책 협의회 등을 신규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최근 이슈가 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 쪽은 3국 간 회의에 앞서 열린 한-중 양자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와 관련, 왕이 부장은 “우리의 입장은, 내 생각에, 모두가 다 아는 것이고, 공개된 것이다. 이미 여러차례 얘기했다”고만 할뿐, 기자들에게도 말을 아꼈다. 중국 쪽은 지난해부터 정상회담과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은 물론 방한 인사의 직접적 발언 등으로 여러차례 반대 의견을 전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최근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된 반중국 여론을 고려하면서,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 집중하는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기자들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를 묻자, 왕이 부장은 “한국 정부가 이미 밝히지 않았나. 진일보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외현 김지훈 기자 oscar@hani.co.kr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왼쪽), 윤병세 외교부 장관(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1일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3국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위해 서로 손을 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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