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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한·중·일 학자들 “위안부 문제는 ‘끝나지 않은 역사’”

등록 2016-10-28 21:23수정 2016-10-28 22:27

2016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마지막 세션 : 동아시아의 평화·화해
제12회 2016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이틀째인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 하우스에서 ‘동아시아 평화와 역사 화해를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제4세션 토론이 열리고 있다.  부산/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제12회 2016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이틀째인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 하우스에서 ‘동아시아 평화와 역사 화해를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제4세션 토론이 열리고 있다. 부산/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8일 오후에 열린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네 번째 세션에서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논의됐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28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이라며 위안부 문제를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발표자 및 토론자로 나선 한·중·일 학자와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위안부 문제는 ‘끝나지 않은 역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양미강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이사는 12·28 합의를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 합의가 정부와 시민단체들 간에 심각한 갈등과 불신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양 이사는 “지난 20년 동안 시민사회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범죄 인정, 진상 규명, 공식 사죄 등을 요구해왔지만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도 피로감이 누적된 게 사실”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몇 명인지조차 규명되지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양 이사는 일본 정부가 한국의 ‘화해·치유재단’에 10억엔을 송금한 뒤 더이상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한 것이 12·28 합의의 핵심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12·28 합의가 피해 당사자가 중심이 된 합의가 아니었던 점, 법적 책임과 10억엔 기금의 성격이 모호한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녀상 철거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양 이사는 이어 시민사회의 재협상 요구와 국내외적으로 소녀상 건립이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일본 정부의 진정성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역사정의와 화해를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이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투쟁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다나카 노부유키 일본 역사교과서넷 구마모토 사무국장은 일본 내에 일고 있는 역사수정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나카 국장은 ‘위안부 증언’을 처음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에 대한 일본 사회의 비난이 고조되자 이 신문사가 ‘오보’라고 인정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우에무라는 1991년 8월11일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고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통해 처음으로 보도한 뒤 일본 사회에서 비난을 받았다. 그러다 2014년 <아사히신문>은 ‘한국인 여성들이 강제연행됐다’던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이 “허위라고 판단했다”며 ‘요시다 증언’ 기사를 취소했다. 다나카 국장은 “당시 <산케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도 ‘여자정신대와 위안부’를 인정하는 보도들을 했다”며 “<아사히신문>의 사죄는 결국 비판자들, 역사수정주의자들에 대한 굴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는 강제연행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강제연행이 없었기 때문에 범죄가 아니다’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일본 대심원(현재 대법원)은 1933년 시즈오카 여성을 속여 만주로 데리고 간 피고인들에게 미성년 국외 이송 목적 유괴죄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와 유사한 1937년 나가사키 사건 대심원 판결도 소개했다.

다나카 국장은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에서 위안부 문제가 거의 사라졌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일본) 국민이 주권자로서 역사인식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개헌 시도를 저지하는 데 나서지 않으면 일본에는 미래가 없다”고 덧붙였다.

장롄훙 중국 난징사범대학 교수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위안부 시설로 추정되는 중국 난징 리지샹 2호 ‘동운 위안소’에 세워진 위안부 기념관 설립 과정을 통해 중국 내 위안부 역사 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장 교수는 “중국에서는 한국에 비해 위안부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며 “일본 우익 정부에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중국 스스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픔들을 직면하고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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