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미국의 파트너십에 기여 희망”
주한 미국대사관이 3일 광주 한 호텔에서 ‘제241회 미합중국 독립기념일 리셉션’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매해 서울이나 부산에서 개최됐으며 광주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한 미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 “오늘 저녁 광주의 친구들과 함께 양국 우정을 기념하고 미국 독립기념일 제241주년을 축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는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민주주의적인 가치관과 역동적인 파트너십을 호남인들과 함께 기념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대사관 쪽은 이어 “매년 서울과 부산에서 독립기념일 행사를 주최했지만 올해의 경우, 고유하고 의미 있는 역사와 문화,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중요한 지역의 중심지인 광주에서도 행사를 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미 대사관은 특히 “호남인과 미국인들 사이의 선의와 파트너십에 이번 행사가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 대사관이 이번 행사 개최에 앞서 ‘호남인들과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1980년 5월 항쟁 이후 광주 시민사회에서는 ‘미국이 신군부의 학살을 방조했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이는 1980년 12월 9일 광주시 동구 미 문화원 방화 사건으로 나타났고, 2년 뒤 부산 미 문화원 방화 사건으로 이어졌다. 광주는 한국 현대사에서 반미 운동의 시발점이었고, ‘반미의 고장’으로 각인됐다.
이런 불편한 전사에도 불구하고 미 대사관이 이번 행사를 추진한 데는 그동안 광주시와 쌓은 우호적인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초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는 지난 1월 기밀 해제된 미국 정부의 5·18 항쟁 관련 문서들을 5·18 기념재단에 전한 바 있다. 재임 기간 광주를 네 차례 방문한 리퍼트 전 대사는 미 대사로서는 처음으로 전남대에서 특강을 하는 등 광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7월 4일인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는 마크 내퍼 대사대리의 기념사와 기념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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