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리 부상 참석 의사 확인
강경화 장관과 접촉 여부 촉각
강경화 장관과 접촉 여부 촉각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다음달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제24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최근 리 외무상 쪽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석 의사를 올해 주최국인 필리핀 쪽에 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는 그동안 북한이 참여해온 역내의 유일한 안보 관련 다자회의체다. 리 부상의 참석이 확정됨에 따라 6자회담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외교장관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을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 부상 간의 남북 외교장관 접촉이 성사될지, 성사된다면 어떤 논의가 오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대북정책의 틀인 ‘베를린 구상’을 제시하고 그 첫 후속 조처로 지난 17일 북한에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여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다음달 아세안지역안보포럼 때까지 회담 제의에 답하지 않는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같은 공간에 있는 리 외무상과 접촉 기회를 그냥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외교부가 접촉 제안을 했는데도 북한이 또 무대응으로 일관하거나 제안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대내외적으로 정부가 ‘체면’을 구길 수 있어, 외교부도 선뜻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할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한 정부 당국자는 남북 외교장관의 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그때까지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을 하지 않고, 정부의 앞선 두 회담 제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타진해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애초 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에서 상호 적대행위 중지를 제안한 정전협정 64주년을 맞는 27일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문재인 정부의 대화 제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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