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북한대표단이 공항 접견실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환담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8일(현지시각) 최휘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일시적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최 위원장이 평창겨울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방남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올 수 있도록 안보리 제재를 일시 유예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는 지난 7일 밤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고 제재위 회원국들에 최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의 제재 면제 승인을 요청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 2356호에서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 등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정부는 최 위원장의 이름을 적시하지 않고 9일 방남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지원 인력 23명 전체의 방남 허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유엔 결의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유엔 대북 결의에는 “결의의 목표와 일치하는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필요한 면제라고 결정하는 경우, 위원회는 관련 결의들에 의해 부과된 조치들로부터 어떠한 활동도 사안별로 면제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대북제재위가 큰 문제없이 이들의 제재 면제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대북제재위가 최 위원장 등의 제재 면제를 승인한 것은 안보리 이사국(15개국)으로 구성된 제재위 회원국 가운데 반대 의사가 없었다는 뜻이다. 대북제재위는 전원동의(컨센서스)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에이피>(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면체 조치는 대표단 전체에 적용된다”며 “이는 대북 사치품 수출 금지 제재에도 불구하고 대표단은 선물 등의 목적으로 사치품을 한국에서 북한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허용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제재 면제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하는 9~11일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이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제재 위반 논란없이 9일 낮 1시46분께 전용기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남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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