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북-미대화 ‘막후 채널’ 서훈-폼페이오 라인 본격 가동되나

등록 2018-03-14 20:57수정 2018-03-14 22:27

펜스-김여정 회동 추진과정에서
한-미 정보라인 수면위로
서 원장 북한쪽 인맥도 갖춰
국정원-통전부 라인 복원도 역할

서, 지난해 여러 차례 방미
폼페이오와 한-미 정보신뢰 구축
남·북·미 관계서 주요역할 가능성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3일(현지시각) 새 국무장관으로 지명되면서 5월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미 정보라인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폼페이오 국장 사이에 구축된 정보라인이 향후 북-미 대화에서도 막후 소통채널로 작동할지 관심거리다.

‘서훈-폼페이오’ 라인은 지난달 평창겨울올림픽 계기에 방한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만남이 극비리에 추진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각) 북-미 고위급 회동이 막판에 불발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북한 쪽이 펜스 부통령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중앙정보국이 전해듣고 트럼프 행정부가 회동을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서 원장이 이끄는 국정원과 폼페이오 국장의 중앙정보국 라인이 작동했다는 후문이 나왔다. 이는 그간 북-미 접촉이 대체로 미 국무부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북한의 유엔대표부와 소통하는 이른바 ‘뉴욕 채널’ 등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처럼 대북 업무를 둘러싸고 한-미 정보라인의 작동이 이례적으로 공개된 건 서훈 원장의 독특한 이력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도 실무진으로 참여하는 등 30여년간 국정원에서 대북 업무를 해온 서 원장은 북한 쪽에도 인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평창올림픽 폐막식 때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남쪽을 방문했을 땐 직접 카운터파트(대화 상대)로 나서, 막후에서 남북 간 주요 협의를 해온 ‘국정원-통전부’ 라인을 복원했다. 서 원장으로서는 한-미 정보라인을 통해 북한의 내밀한 속내를 전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서 원장은 지난해부터 여러차례 미국을 방문해 폼페이오 지명자와 대북정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신뢰를 쌓아왔다고 알려져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서 원장이 그 관계를 만드는 데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이 폼페이오 지명자를 만나러 갈 때 국정원에서 북한 정보를 다루는 실무자를 대동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 점도 미 정보당국의 신뢰를 얻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8일 대북 특별사절단이 방미해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오전 정보기관을 통해 북쪽의 정상회담 제안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는데, 여기에도 서훈-폼페이오 라인이 작동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폼페이오 국장이 청문회를 통과해 정식으로 국무장관이 되면 공식적으로 그의 카운터파트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된다. 다만 지금까지 폼페이오 국장이 서 원장과 구축해온 관계 속에서 국면을 주도한 점을 볼 때 이후에도 남북, 북-미 관계에서 이들이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현재의 정세는 북한의 통전부-우리 국정원-미국 중앙정보국 삼각대화의 결과물”이라며 정보기관을 이끄는 폼페이오 지명자가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직접 준비하라’는 뜻”으로 국무장관에 앉혔다고 풀이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