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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5 11:35 수정 : 2020.01.16 02:41

강경화 외교부 장관(맨 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1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회담 하기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팰러앨토/연합뉴스

한·미, 한·미·일, 한·일 외교장관 연쇄 회담
남북관계 특수성·독자성 중시 입장 재확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맨 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1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회담 하기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팰러앨토/연합뉴스
북-미 대화가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남북 대화로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대화)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특정 시점에서는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와 14일 새해 기자회견에 밝힌 대로, 남북관계를 북-미 대화 진전 상황에 종속시키기보다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독자성을 중시해 북한과 협력해나가겠다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1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는 북-미, 남북 대화가 같이 보완하면서 선순환의 과정을 겪으며 가(자)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다. 하지만 특정 시점에서는 북-미가 먼저 나갈 수도 또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강 장관은 “북-미가 비핵화, 또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가 진전이 안 되는 상황에서 남북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남북 대화가 되면서 ‘인게이지먼트(대화)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로서는 남북 간에 중요한 합의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제재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 예외 인정을 받아야 할 수 있는 사업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것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가지 의견을 나눴고 미국도 우리의 의지나 희망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와 14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밝힌대로 남북관계의 진전을 통해 북-미 관계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미국에 피력했고 이에 대해 미국도 ‘이해’를 했다고 확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런 모든 구상은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간다는 데 있어 미국도 충분히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북한 지역으로의 ‘개별 관광’과 관련해 “이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개별 관광에 대해선 원칙적 차원에서는 제재 문제가 없다”고 했다. 또 “단체로는 이산 가족 상봉이 안 되는 상황에서 (북한 지역) 방문을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개별관광’ 관련 발언은 “많은 나라가 개별 관광을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은 아직 (북한에) 못간다고 하는 게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제약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북한 지역으로 남쪽 관광객이 ‘개별 관광’을 하는 일과 관련해 미국도 이해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 우리의 입장을 잘 설명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폼페이오 장관도 잘 이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에서 “연말을 넘기면서 북한과 관련된 여러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상황에 대해서 정말 같은 생각으로 대화 모멘텀을 어떻게 살려나갈지 전략적인 소통을 했다”며 “이를 기본으로 앞으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차원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미국-이란 간 갈등 상황, 나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에 한국군이 참여하는 문제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다고 한다. 미국은 일단 한국에 미-이란 간 상황을 공유하면서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이란 사태와 관련해서 미측에 그간의 전략적인 판단이 어떤 것이었는지 등을 공유하면서 이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다. 이어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에 한국 군이 참여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이 이번에도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많은 경제적 스테이크(stake·이해관계)가 걸린 나라들은 다 기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며 “한국도 원유 수입의 70%를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그런 뜻에서 한국도 관심을 가지고 기여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했다. 또 강 장관은 “우리는 이 지역에 우리 국민, 기업의 안전을 생각하고 한-이란 관계를 고려해서 우리가 결정을 내려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이 파병 여부 결정에 도움이 됐는지 묻는 말에 강 장관은 “우리의 엔에스시(NSC·국가안전보장회의)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했다. 강 장관은 “호르무즈 해양 안전에 우리로서도 중요한 부분, 원유 수입의 70%가 이 지역을 통해 수입되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지역”이라며 “미국 쪽 구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나라가 참여하고 있는지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엔에스시 차원에서 논의가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일 관계와 관련해 강 장관은 “모테기 외무상과는 작년 연말 정상회담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면서 앞으로 외교당국 간 각 레벨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만나면서 현안 문제를 단지 관리할 뿐만 아니라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양국 관계가 진전된 모습을 올해는 꼭 보여주자는 공감을 형성했다”며 “모테기 외무상과는 첫 (한·미·일) 3자였지만 공히 유익한 대화였다.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3자 대화를 계속해나가자는 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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