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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한일-중일 연쇄 통화…달아오르는 ‘정상회담 삼국지’

등록 2020-09-23 21:19수정 2020-09-24 10:45

정부, 주변국과 관계 회복 위해
시진핑 방한·3국회의 개최 총력

오늘 문 대통령·스가 전화회담 전망
내일은 중·일 정상 통화 이어질듯

일본도 시 주석 방일 추진 움직임
한국과 관계 개선은 미룰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11월 미국 대선과 코로나19 장기화에 직면해 이웃 국가인 중국·일본과의 정상외교가 급박한 외교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UN) 총회 연설을 통해 재차 강조한 종전협정 체결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전진을 위해서도 주변국과 안정적 관계 구축은 필수적이다.

정부는 2017년 사드 배치와 미-중 ‘신냉전’으로 어색해진 한-중 관계 개선과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등으로 악화 일로를 걷는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이런 정부의 속내는 지난달 22일 양제츠 중국 정치국원 방한과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취임에 대한 청와대 발표를 보면 분명해 진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양 정치국원 방한 직후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대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조기 성사시키기로 (중국과) 합의”했고, 올해 한국이 의장국인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 필요성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어 스가 총리 취임을 축하하는 대통령 서한에 “일본과 언제든지 마주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일본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가능하면 올해 시 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리커창 총리, 스가 총리와 각각 한-중, 한-일 정상회담을 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청와대가 중국과 “합의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미뤄, 중국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일본의 대응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23일 스가 총리가 24일 문재인 대통령, 25일 시 주석과 각각 전화회담을 하는 것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스가 총리와의 전화통화 일정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했지만 부인하진 않았다. 일본 정부 당국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취임 인사와 함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을 요청할 것”이지만 “징용공 재판이나 수출관리 문제 등 민감한 문제는 다루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중-일 전화회담의 의제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대화 지속 확인 △코로나19 대책 협력 △4월에서 연기된 시 주석의 방일 등 세 가지가 논의될 것이라 전했다. 시 주석의 방일은 올 상반기 ‘홍콩 사태’ 이후 일본의 대중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며 사실상 어렵지 않겠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가능하면 추진’ 쪽으로 일본 정부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일본이 어려운 한국 외교를 잠시 접어 두고 미-일 관계를 탄탄히 가져가며 중국과 관계 회복을 서두르는 ‘바깥해자 메우기 전략’(철저한 준비로 자기편을 늘여 상대를 포위하는 전략)을 취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스가 총리는 일본 월간지 <분게이슌주> 최신호 인터뷰에서 2015년 말 일본군 ‘위안부’ 합의 때 경험을 언급하며 미국을 내 편으로 끌어들여 한국의 외교적 운신의 폭을 좁히는 전략도 “때에 따라 필요하다 느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일본의 비협조로 한-중-일 정상회의가 무산된 가운데 시 주석의 방일만 현실화되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은 시 주석의 방한을 반드시 성사시키기 위해 필요 이상의 양보를 해야 하는 ‘외교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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