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21일과 2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전화 협의를 했다. 외교부 자료사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이틀 연속 전화 협의를 하고, 가까운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22일 밝혔다.
외교부는 강 장관이 “21일 및 22일 폼페이오 장관과 두 차례 전화 통화를 갖고 한-미 양국 간 현안 및 글로벌 사안에 대한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으로 가까운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한반도·지역·글로벌 문제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두 장관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지난 5일 두 장관의 전화 협의 당시엔 “강 장관은 WTO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유명희 후보에 대한 미측의 지속적인 지지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어 미국 쪽이 어떤 입장을 전했을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각국에 WTO 사무총장 선출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관심을 끄는 건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미에 이어 강 장관의 방미가 추진되는 배경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10월 초에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할 예정이었고 여러 사안으로 연기가 됐고, 미측은 10월 중에 방한을 재추진할 의향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항에 이어서 장관이 방미하는 것으로 추진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방미 일정과 관련해서는 “현재 조율 중”이라며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쿼드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을 방문해 8일 강 장관과 회담할 계획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한을 연기한 바 있다. 이후 미 국무부는 10월 중 방한 일정 등을 다시 잡겠다고 밝혔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강 장관을 초청했다는 것이다. 외교부 쪽 설명에 따르면 이날 발표에 꽤 앞선 시점에 관련 협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국무부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25일(현지시각)부터 인도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몰디브 등 4개국을 방문한다고 밝혀, 사실상 두 장관의 만남은 3일 미 대선 이후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강 장관은 오는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종합국정감사 참석 일정이 잡혀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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