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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문 대통령은 언제쯤 미국을 방문하게 될까요?

등록 2020-11-04 14:32수정 2020-11-04 17:15

정치 BAR_길윤형의 알고 싶어

트럼프 이기면, 연말에 있을 G7 유력
바이든 승리하면 내년 1월 이후일 듯

당선자 확정되면 한-일 간 경쟁 시작될 듯
대개 한국보다 일본 정상을 먼저 만나

지난 한-미 정상회담 핵심의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방안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9월,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 호텔에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9월,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 호텔에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1세기 지구촌의 운명을 바꿀 ‘세기의 대결’이라 불린 2020년 미국 대선의 개표가 진행되며 전 세계가 잔뜩 마른 침을 삼키는 중이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면, 세간의 관심은 문재인 대통령이 언제쯤 미국을 방문해 첫 한-미 정상회담에 나설지로 옮아가게 된다. 이번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되든, 한반도의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게 될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대중 정책 등과 관련해 양국 간 의견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직 대선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방미 시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로 각각 나눠 살펴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2017년 7월1일치 <한겨레> 기사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2017년 7월1일치 <한겨레> 기사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의 방미 시점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시점에 맞춰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대중 포위’를 위해 G7에 한국·러시아·인도 등을 받아들여 “G11 혹은 G12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자 지난 8월 회의 일정을 대선 이후로 미룬 바 있다. 한국의 G7 영구 참여를 놓고선 일본 등이 맹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올해 의장국인 트럼프 대통령이 1회 참석에 한정한 초청을 주장할 경우 다른 국가들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

둘째,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하는 경우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는 2021년 1월20일 이후로 미뤄지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lt;한겨레&gt; 2013년 5월8일 기사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한겨레> 2013년 5월8일 기사

이 시점에 떠오르는 것은 4년 전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보여줬던 ‘파격 행보’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인된 직후인 2016년 11월17일 뉴욕의 트럼프타워로 찾아가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하지만, 이는 아베와 트럼프라는 ‘이단아’ 콤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미 국무성이 다시 외교정책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이 경우) 정식 취임 전의 비공식 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준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 원칙엔 한국도 예외가 아니기에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은 2021년 2월 이후에나 잡힐 전망이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지점은 새로 당선된 미국 대통령이 만나는 외국 정상의 순서이다. 외교는 ‘의전이 모든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 대통령이 누구를 먼저 만나는지는 미국의 향후 대외 정책을 점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된다. 한국 입장에선 당연히 동아시아에 속한, 미국의 또다른 동맹인 일본의 행보가 신경 쓰인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정상회담 순서를 보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번영과 발전의 ‘초석’(cornerstone)이라 불러온 일본을 ‘핵심축’(linchipin)이라 부르는 한국보다 중시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lt;한겨레&gt; 2009년 6월17일 기사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한겨레> 2009년 6월17일 기사

가장 직전인 2017년의 경우 미-일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월10일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다음인 2번째에 만났다. 이에 견줘,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란 혼란 탓에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5월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보다 넉달이나 늦은 6월30일이 되어서야 트럼프 대통령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2013년의 상황도 비슷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2월22일 만났지만, 2월25일 임기를 시작한 박근혜 대통령과는 석달 뒤인 5월7일 회담했다. 2009년에도 아소 다로 총리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2월24일에 만났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넉달 뒤인 6월16일 만났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05년은 상황이 좀 달랐다. 노무현 대통령은 6월10일 부시 대통령과 회담했지만, 부시 대통령과 끈끈한 우정을 과시해 온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방미에 집착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부시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기회를 활용해 11월16일 교토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물론, 한국 정상이 일본 정상보다 먼저 미국의 새 대통령과 만난 적도 있다. 주인공은 김대중 대통령이다. 김 대통령은 3월7일 부시 대통령과 만나 3월19일에야 회담에 성공한 모리 요시오 총리를 12일 앞섰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후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lt;한겨레&gt; 2005년 6월11일 기사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후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한겨레> 2005년 6월11일 기사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역대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다. 2000년 이후 처음 얼굴을 마주한 한-미 정상은 대개 북핵 문제 등 대북 정책을 핵심 의제로 회담을 진행했다. 2017년 정상회담에서 한-미 두 정상(문재인-트럼프 대통령)은 “단계적·포괄적 접근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한겨레> 2017년 7월1일 1면)하자고 의견을 모았고, 2013년 박근혜-오바마 대통령은 한-미가 “경제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동맹’으로 나아가자”(2013년 5월8일 1면)고 합의했다. 2009년 이명박-부시 대통령은 한-미 두 나라가 “북핵을 불용하고, 대화를 이끌어 갈 새 방안을 모색하자”(2009년 6월17일 1면), 2005년 노무현-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2005년 6월11일 1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01년 김대중-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 핵심 주제도 한-미가 대북정책을 긴밀히 공조한다(2001년 3월8일 1면)는 것이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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