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정치 분석방법을 제시하겠다며 총선 예측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했던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가 “주권자의 혼란만 가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반성문을 냈다. 더연은 지난달 16일부터 9차례에 걸쳐 ‘누설 2016’이라는 이름의 총선 결과 예측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실제 결과와 크게 어긋났다.
더연은 총선 다음날인 지난 14일 홈페이지에 ‘선거는 왜 예측되지 못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야심차게 준비했던 누설 2016은 실패했다. 특히 수도권 전망 중 서울 예측이 크게 벗어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더연은 서울 지역구 49석 중 32석만 당락을 맞췄다.
더연은 실패 원인으로 세가지를 제시했다. 더연은 “누설 2016 프로그램은 정당지지율을 바탕으로 텃밭 조사를 한 뒤 여론조사의 추이로 인물경쟁력을 보정하는 시스템”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출현했는데 이 당의 정당지지율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했다. 이처럼 높게 나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더연이 두번째 실패원인으로 꼽은 건 ‘활발한 교차투표’다. 더연은 “누설 2016 프로그램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중 광역단체장 선거의 일부를 정확히 예측했는데 교차투표 영향이 아예 없거나 거의 없는 것들이었다”며 “총선과 같이 교차투표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선거에서 통용될 수 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정을 위해 사용된 여론조사도 예측 정확도를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더연은 “여론조사들을 임의로 취사선택할 수 없어서 모두 반영했는데 이때문에 더욱 오차가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연은 “과학적인 선거예측시스템을 개발하고자 하는 목표는 아직 유효하다”며 “반성과 함께 더욱 연구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