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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의 계절이 돌아왔다

등록 2017-01-29 11:48수정 2017-01-30 17:43

[정치BAR]
대선 때 후보의 ‘마크맨’이 되는 기자들
모호한 질문, 첨예한 이슈엔 질문 반복
후보들 손사래쳐도 ‘나쁜 질문’ 불가피
‘나쁜 기자’ 맷집으로 견디는 자가 웃는다
선거의 계절이 왔다. 그리고 ‘나쁜 놈’의 계절도 왔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3월13일까지 마무리짓겠다고 밝히면서 ‘4말5초’ 대선이 유력해졌다. 설 연휴 이전에도 안희정 충남지사(22일), 이재명 성남시장(23일), 남경필 경기지사(25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26일)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대선 레이스를 달궜다. 이보다 훨씬 앞선 15일 새누리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그의 생애에서 네번째 대선 도전 뜻을 밝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민주당 의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은 명절 뒤 ‘길일’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선국면에 접어들면, 정치부 기자들도 진용을 정비한다. 각 대선 주자마다 ‘마크맨’들이 정해진다. 마크맨들은 당내 경선을 거쳐 본선까지 자신이 담당하는 후보들과 대부분의 일정을 함께한다. 이들은 후보들을 졸졸 좇아다니며, 후보가 답변하고 싶지 않은 질문도 해야 한다. 후보가 짜증을 내거나 버럭하는 것도 감내하면서.

지난 12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공항사진기자단.
지난 12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공항사진기자단.
반기문 전 총장이 지난 18일 12·28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을 거듭 묻는 기자들에게 ‘질려’, 캠프 관계자에게 울분을 토하는 장면이 우연히 포착돼 관심을 모았다. 이날 반 전 총장은 대구 지역 청년들과 만찬을 가졌는데 음식점에서 나오자마자 이도운 캠프 대변인에게 “아니, 이 사람들이 와서 그것만 물어보니깐 내가 마치 역사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나쁜 놈들'이에요”라고 했다. <서울신문>에서 정치부장을 지낸 이 대변인은 “예, 제가 지시해놓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누구에게 지시하겠다는 것은 분명하지 않지만, 아마도 기자들에게 12·28합의 관련 질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캠프 실무진들에게 그 질문은 가급적 하지 않는 쪽으로 유도하라는 지침을 전달하겠다는 뜻이었을 게다.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 직후부터 12·28 합의에 대한 의견을 거의 매일 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날 오후 5시30분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반 전 총장이 받은 첫 질문도 12·28합의였다. 당시 질문을 던졌던 <한겨레>의 윤형중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한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본인이 준비한 귀국연설만 하고,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지 않은 채 그냥 가려고 했다. 사전에 질의응답을 받기로 합의해 둔 상태였는데, 갑작스럽게 자리를 뜨려는 모습에 많은 기자들이 당황했다. 바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도 목소리를 보탰다. “질문 받기로 했으면서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웅성웅성한 분위기에서 이도운 대변인이 반 전 총장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고, 다시 연단에 섰다. 대변인이 말했다. “앞으로 기회가 많으니 이번엔 짧게 하겠습니다. 기자님들 질문하세요.”

내가 버쩍 손을 들었다. 거의 제일 뒤에 앉았는데도, 대변인이 바로 나를 가리켰다. 마이크가 내 손으로 오는 동안 여러 생각이 머릿 속에 스쳤다. 첫 질문은 당연히 위안부 합의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질문할까. 왜 올바른 용단이라 하셨고, 역사가 높이 평가할 거라고 했습니까. 만일 그 발언이 진의가 아니라면, 40년 넘게 외교를 하며 외교부장관, 유엔의 수장을 하신 분이 그 발언이 어떻게 해석되고 전파되며 영향력을 가질지를 판단하시지 못한 겁니까. 또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조차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했는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할머니들을 만나러 가실 생각은 있습니까 등등. 허심탄회하게 묻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앞으로 기회가 있겠지’라는 마음, 그리고 귀국 첫 질문이니 약간 오픈 퀘스천으로 던지자는 마음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여러 말씀을 하셨는데,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이 정확히 무엇입니까”라고 말했다.

이 질문에 반 전 총장은 이전에 발언했던 내용과 거의 유사하게 ‘국가간의 합의를 장려하는 측면에서 환영이란 표현을 쓴 것이지, 그 내용을 전적으로 환영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사실 그 답에 대해서도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국가간 어떤 합의라도 다 환영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논리라면 가쓰라 태프트 밀약이나, 시모노세키 조약이나, 강화도 조약도 환영할겁니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가간의 합의에 환영이란 표현을 하는 순간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정말 모르십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란 마음으로 참았다. 참고로 반 전 총장은 공항에서 질문을 단 두 개 밖에 받지 않았다.

지난 며칠 반기문을 따라다니다 휴가를 갔고, 그 사이에도 반기문은 수십명의 기자들을 몰고 다니며 연일 빡센 일정으로 전국을 휘저었다. 그리더니 반 전 총장은 오늘(18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끈질기게 물어보는 기자들을 가리키며 “나쁜놈들”이라고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를 들킨 모양인데, 덕분에 알게 됐다. 내가 나쁜놈이란 것을. 또 반성도 했다. 나는 한번 질문하고 다음 기회를 엿봤는데, 현장에는 끈질기게 질문하는 기자들이 있었다. 복귀하면 그들을 본받아 질문을 더 열심히 던져야겠다.

사실, 기자들이 이처럼 ‘나쁜 놈’이 돼서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것은, 반 전 총장의 애매모호한 태도가 근본 원인이었다고 <한겨레>의 외교·통일팀장 이제훈 기자는 지적한다. 반 전 총장은 12·28 합의 직후 ‘환영 성명’이 논란의 대상이 되자, 지난해 3월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등을 만나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을 유엔이 다루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작은 합의라 할지라도 유엔은 이를 환영·장려한다. 이때 쓰는 용어 표현의 차원에서 환영 성명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반 전 총장은 이후 지난 11일 귀국길에선 같은 비행기를 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이 소녀상 철거와 관련된 것이라면 잘못된 것이다. 차라리 돈을 돌려줘야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해 마치 12·28합의는 재협상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18일엔 “위안부 문제가 드디어, (12·28 합의를 통해 일본) 총리가 사과하고 정부 예산으로 (10억엔을 출연) 한다고 했다. 어느 정도 기틀은 잡힌 것이다”라고 말했다. “(합의가) 완전히 끝났다? 그런 뜻이 아니지 않나”라는 말을 덧붙였지만, 기자들 입장에선 더욱 아리송할 수밖에 없었다. 워낙 ‘해석의 스펙트럼’이 넓은 발언을 하다보니, 기자들로선 매번 반 전 총장을 붙들고 12·28합의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006년 9월 프랑크푸르트에서 파독 광부, 간호사들과 만난 박근혜 대통령
2006년 9월 프랑크푸르트에서 파독 광부, 간호사들과 만난 박근혜 대통령
거슬러 올라가보면, 대선 주자들이 듣기에 껄끄러운 질문을 날리는 ‘나쁜 마크맨’의 사례는 널려 있다. 2006년 9월, 대선 출마를 준비하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할 때, 동행했던 <한겨레> 성연철 기자. 당시 정치부 초짜 기자였던 성 기자는 나치 시절 저지른 만행에 대해 피해 당사자들에게 깊이 참회한 독일에 왔으니, 이참에 ‘아버지의 과거사’에 대해 물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한복을 차려입은 박 대통령은 아버지가 대통령이었던 시절 독일로 가서 일했던 광부·간호사들을 만나 감회에 젖었다. 이어진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성 기자는 “과거 박정희정권의 인권 탄압을 국민들 앞에 공식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박 대통령은 심한 모욕을 당한 듯 파르르 떨었다. 간담회장은 얼음장처럼 얼어붙었다. 박 대통령의 ‘레이저’를 맞은 성 기자는 움찔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박 대통령은 “기자생활을 얼마 하셨어요? 이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사과했잖아요!”라고 쏘아붙였다. 당시 박 대통령을 수행했던 김기춘, 최경환, 이정현, 정호성 등 측근들은 어쩔줄 몰라했다. 성 기자는 후일 “역린의 존재와 두려움에 휩싸인 무력한 참모들의 실체를 체험한 순간이었다”고 평했다. (아, 이게 우연일까. 그날 박 대통령 옆에 있던 측근 중 현재 구속되지 않은 이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정도인 것 같다. 그마저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채용 비리에 휘말려 검찰 재수사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도 ‘나쁜 기자’들에게 면박을 줬다. 2011년 1월 국회에서 열린 한 바자회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복지를 돈으로만 보지 말고, 사회적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격려사 직후 기자들이 다가가 ‘복지를 돈으로만 보지 말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무슨 뜻인지 묻자, 박 대통령은 “한국말 못 알아들으세요?”라고 말했다. 같은해 9월엔 기자가 ‘안철수 열풍’에 대한 의견을 묻자 박 대통령은 “병 걸리셨어요?”라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워낙 박 대통령의 서슬이 시퍼렇다보니, 그리고 측근들이 ‘인의 장막’을 쌓다보니, 박 대통령의 ‘마크맨’들도 어느새 순치되어갔다. 나쁜 기자들도 입을 다물었다. 박 대통령에게 질문을 할 때엔 기자들이 미리 모여서 문안을 짰고, 누가 물을지도 정했다. 박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런 방식의 질문과 답변을 ‘질서있게’ 조직했다. 이렇게 ‘나쁜 놈’들은 ‘착한 놈’으로 변해갔다.

2012년 11월 15일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안철수 후보.
2012년 11월 15일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안철수 후보.

기자들의 반복되는 ‘나쁜 질문’에 발끈한 반 전 총장이나 박 대통령과 달리, ‘뭉개기 전략’을 쓴 이도 있었다. 2012년의 안철수 후보였다. 당시 안 후보의 마크맨이었던 <한겨레> 김원철 기자가 당시 메모를 들춰봤다.

같은해 9월19일 출마 선언을 한 날부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단일화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시달렸다. 11월5일 전남대 강연에서 “단일화 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11월23일 후보 사퇴할 때까지 그에겐 ‘단일화?’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조건을 붙이거나, 가정법을 전제로 답변하는 식으로 질문을 요리조리 피해갔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두가지다. 첫째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다. 두번째는 국민들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이 두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는 단일화 논의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9월19일) “제가 꼭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무소속 대통령이 존재한다면 국회에 협조를 요청해서 협조를 많이 받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한 쪽이라도 끌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10월10일) “국민들이 원하셔서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거기서도 저는 이겨서 끝까지 갈거고, 아니면 아닌대로…. (야권 단일화 문제는) 국민이 판단할 겁니다.”만약 그런다면 누가 적합한지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거니까, 모든 건 국민 판단이니까. 대통령도 국민 판단으로 뽑는거니까”” “국민의 몫으로 맡기겠습니다.”(10월19일)

기자들은 그를 ‘단일화’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안 전 대표가 10월23일 인하대 강연에서 정치개혁 구상을 처음 내놨을 때 기자들은 또 단일화를 물었다. “오늘 강연이 문재인 후보와 만나는, 만날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되느냐? ” 그는 “(3초 정도 하하하 소리내며 크게 웃더니) 오늘 강연에서 충분히 말씀 드린 것 같은데요” 하고 눙쳤다. 11월1일 제주에서 기자들이 “제주 도민들도 단일화를 바라시는 것 같나요?”라고 슬쩍 묻자 그는 “하하하하하, 왜 그쪽으로 넘어갑니까.”라고 웃음으로 넘겼다.

문재인 전 더불언민주당 대표는 어떨까. 문 전 대표의 스타일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게 정설이다. 당 대표 시절 안철수 의원 등 비주류와의 갈등으로 마음 편할 날 없었던 문 전 대표는 기자들이 당내 문제로 반복된 질문을 던지면 “그걸 왜 나한테 묻냐”, “그게 그렇게 궁금하냐”라며 ‘경상도식 퉁명 어법’으로 응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엔 문 전 대표가 올라탄 승용차문의 손잡이를 잡았다가 혼났다는 기자도 있었다.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후엔 확실히 짜증이 덜해졌다고 한다. 기자를 덜 만나서 그런지 반가워하기까지도 한단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0월17일 인천의 한 기업을 방문해 건물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이날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관련해 기자들의 숱한 질문을 받았다. 인천/연합뉴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0월17일 인천의 한 기업을 방문해 건물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이날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관련해 기자들의 숱한 질문을 받았다. 인천/연합뉴스
그러나 대표를 그만둔 뒤에도 정치적으로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건 여전한 것 같다. 지난해 4월8일 총선을 앞두고 망월동 묘역을 찾은 문 전 대표와 동행했던 <한겨레> 엄지원 기자도 ‘나쁜 기자’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묘역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광주 시민들이 제게 실망하고 질책하시는 건 제가 달게 받겠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 민주당이 지역에서 낸 후보들에게까지 그 짐을 지워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광주 실망시킨 그 짐은 제가 다 지겠다”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 출입 신참 기자였던 엄 기자는 “대표님은 본인이 다 짐진다고 했는데 단순히 광주 방문으론 안될 거 같다. 어떻게 짐을 지신다는 것인지 고민하고 계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그 사슴 같은 눈에 ‘동공 지진’을 일으키며 “나중에 또 이게 제 생각 말씀 드릴 기회 있으니 여기서는 이 자리에선 묘역 참배와 관련해서만 질문해주시라”고 일축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송민순 회고록’ 사태로 한참 보수 언론으로부터 난타를 당할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10월17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중소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송민순 회고록 관련 진술이 (송 전 장관과 문 전 대표 쪽 해명이) 엇갈리는데 정확한 사실관계 말해달라”고 요구하자 ‘새누리당 비판’으로 대신했다. 그럼에도 기자들이 “당시 사실관계 진술이 엇갈린다”고 거듭 말하자 “사실 관계는 당시를 잘 기억하는 분들에게 물으시라”고 답했다. 이튿날인 10월18일, 충북 진천의 어린이집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은 또다시 송민순 회고록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기자들의 말을 도중에 끊으며 “그 질문은 안하기로 했죠. 오늘은 여기(충북 현안)에만 국한해달라”고 말했다. 엄 기자는 “송민순 회고록 사태 이후 ‘대세론’이 완전히 굳어지면서 이후엔 기자들에게 ‘안정적이고 유연한 답변’을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껄끄러운 질문에 계속 부닥치는 것은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다. 언론사의 정치적 편향 때문에 자꾸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고, 기자가 현안을 잘 몰라서 그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선국면에서 검증은 불가피한 일.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한 기자들이 자꾸 묻는 것도 당연한 일. 후보가 마크맨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기사의 ‘방향’과 ‘분량’, ‘야마’(기자들이 글의 핵심 요지를 일컫는 속어)도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결국, ‘나쁜 놈의 계절’을 잘 버티는 쪽이 유리한 거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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